“대포통장 4개로 회사 돈 6천4백만원 횡령”
“유령미화원 5명에게 3억9백만원 임금지급”
조병옥 군수 “합동조사단 가동, 4개 대행업체 특별감사”

조병옥 음성군수가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 대표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조병옥 음성군수가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 대표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이 위탁하고 있는 A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가 대포통장을 이용해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는 28일 오후 음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기당한 음성군은 업체 대표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즉각 계약을 해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고발 기자회견에서 “A업체 대표는 4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5년간 총 58회에 걸쳐 6천4백여 만원을 빼돌렸다”면서 “음성군청에는 대포통장에 이체한 금액을 미화원의 실수령액으로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고발내용에 따르면, 실례로 B미화원의 경우, 법인통장에서 대포통장으로 4,137,320원을 입금하고 나면, B씨의 실제통장으로는 2,340,000원을 입금시키는 수법으로 차액을 챙겼다는 것이다.

대포통장은 처음에는 실명을 기재하다가 이후 소여리, 사정리, 한벌리, 하나, 예나, 신천 등 가공의 이름과 글씨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그동안 대포통장에 명의가 도용됐다고 주장하는 미화원들이 직접 나와, 그간의 사정을 토로했다.
 

“일하는 모습 본 적 없는 직원에 임금 지급”

5명의 유령미화원에게 총 3억9백만원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추가 제기됐다.

이 업체는 대표 부인을 미화원으로 고용해 지난 3년간 1억6천여만원의 임금을 지불했고, 전 대표의 부인을 작업반장으로 해 놓고 월 580만원씩 1년 2개월간 8천여만원을 지급했다는 고발내용이다.

심지어 직원 1명이 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음성군청 노무비지급대장에는 9개월간 월 500여 만원씩 총 4천658만원이 지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한,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직원 2명에 대해 3개월간 총1천460만원이 지급된 정황도 공개됐다.

이밖에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자동차 유류비를 회사 돈으로 지급했다는 근거자료도 제시됐다. 유류비 또한 음성군의 지원 경비로 충당된다.

현재, 이들은 “업체 대표는 환경미화원들에게 대포통장을 만들게 한 후 임금을 갈취하고, 음성군에 허위 임금대장을 제출하고 법인재산을 횡령했다”며 지난 23일 음성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해당업체 대표는 지난 27일 MBC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금액을 모아놨다가 적립해서 목돈으로 준 거죠. 제 입장에서는 선의로...”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업체는 음성읍·소이면·원남면의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대행업체로, 음성군이 1999년부터 A업체에 지급한 위탁 대행비는 약 169억원에 달한다.

 

28일 음성군청 앞에서 진행된 고발 기자회견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28일 음성군청 앞에서 진행된 고발 기자회견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조병옥 군수 “합동조사단 구성해 특별감사 실시”

한편, 조병옥 음성군수는 이날 기자회견 후 면담에서 “관내 위탁업체 4곳을 대상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서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조 군수는 “이 사안을 엄중히 보고있다. 조사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은 물론 사법적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 직영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1명을 현장에 파견해, 현재 근무 중인 미화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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