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노동위원회 화해권고 불발, 갈등만 증폭
김애란씨 “억울한 누명 벗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
법인 “대체인력 채용, 복직은 받아들일 수 없어”

지난 2월 24일부터 50일째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음성군청 앞 1인시위에 나선 김애란 씨. (제공=음성타임즈)
지난 2월 24일부터 50일째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음성군청 앞 1인시위에 나선 김애란 씨.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수탁기관인 (사)글로벌투게더음성(이하 법인)을 상대로 전 직원 김애란씨가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신청’과 관련, 지난 14일 이재목 공익위원(충북대 교수)의 중재로 열린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권고회의가 결국 결렬됐다.

앞서 법인은 지난해 12월 직원 김애란씨에 대해 ‘보조금 횡령 및 사취의혹’과 관련하여 제보자이긴 하나 동시에 횡령의 직접 가담자로,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 법인의 감사 및 음성군의 지도점검시 이를 묵인·은폐했다며 지난 1월 기간만료에 의한 근로계약 종료를 처분했다.

법인의 재계약 불가 방침은 지난해 3월 센터 청소기 취득 과정에서 사업비를 과다 책정한 후 용역업체로부터 대금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68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자체 감사결과가 주된 사유 중 하나이다.

이후 해고 통보를 받은 김애란씨는 지난 2월 24일부터 지금까지 50일째 음성군청 앞 1인시위를 통해 법인의 부당한 조치를 규탄하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김애란씨는 음성노동인권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15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인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있으며 계약갱신을 거부할 만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당해고신청서’를 제출했다.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전경.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전경. (제공=음성타임즈)

김애란씨는 부당해고신청 이유서를 통해 "보조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담당 주무관에게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보조금으로 자산취득은 불가능하니 청소용역비에 포함해서 작성하면 된다’는 피드백을 받아 예산서를 작성했다"며 강변하고 있다.

또 (법인이 제기하는 횡령액 68만원은) 당시 공금 통장을 사용하던 타 직원의 명의 통장으로 입금됐고, 김애란씨 본인은 10월말경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을 뿐, 임무를 위배하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등의 어떠한 행위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재 음성군 담당자, 법인, 센터 직원 등 3자간에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금횡령 성립될 수 없어, 누명 씌워 부당해고”

이날 화해권고회의에서 법인은 ‘복직과 해고기간동안의 급여 지급’을 요구하는 김애란씨의 주장에 대해, ‘대체인력을 이미 채용했기 때문에 복직은 불가하다. (요구하는 급여는) 이사회를 열어 위로금 형식으로 급여의 70%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법인 관계자는 15일 음성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정식으로 인수인계가 이루어졌고, 업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인력을 채용한 상황으로, 복직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급여 부분은 일부 수용할 의사가 있었으나, 복직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어 화해가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 측의 팽팽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은 “(법인이 해고사유로 제기한) 공금횡령건은 성립될 수 없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법인은 횡령의 직접가담자라는 오명을 씌워 부당해고 조치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해고를 취소하고 신청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윤준 실장은 “대체인력을 채용했기 때문에 복직이 불가하다는 법인의 입장은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이는 법인이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박윤준 실장은 “앞으로 정식심판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한 재심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센터장 경찰 고발건 등 지원센터 ‘휘청’

김애란씨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1인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걸 걸고,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애란씨는 “복직은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1인시위를 중단하라는 권유도 있지만, 힘없는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음성군과 법인에 반드시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3월 관내 외국인주민의 복지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출범했던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현재 전 센터장에 대한 경찰 고발건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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