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민사회단체, 고 변희수 전 하사 추모논평 발표
“인권과 평등 보장되는 세상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실질적 평등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고 변희수 전 하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뉴시스)
고 변희수 전 하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뉴시스)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와 ‘113주년 3·8세계여성의 날 투쟁 충북기획단’은 4일 논평을 통해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을 추모하고 사회적 약자, 성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촉구했다. 또 각 단체들은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차별과 혐오에 의한 타살로 규정,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동당충북도당, 미래당충북도당,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등 충북지역 2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든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는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에 고통 받았던 사람들은 변희수 하사의 용기 있는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 당당히 드러낸 그의 용감한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한 달간 트랜스젠더 3명의 부고를 접했다. 변희수 하사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은 넘쳐나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킬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고 있지 못하다. 차별이 심화되고 혐오가 확대되는 사회에서 평등을 뿌리내리기 위해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던 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실질적 평등실현을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는 “변희수 하사 죽음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유엔 인권이사회 인권전문가들이 정부에 변 하사의 전역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지난해 12월 육군참모총장에게는 ‘전역 처분 취소’를, 국방부 장관에게는 ‘제도개선’을 권고했음에도 국방부는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는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엄한 세상을 만들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인권과 평등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여성의날 투쟁 충북기획단도 논평을 통해 “변희수 전 하사는 군에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했으나 육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강제전역을 결정했다”며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명백한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혐오와 차별에 의한 죽음을 자살로 포장하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 “혐오와 차별, 배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죽음이기를 원치 않는다. 어디에나 있는 우리를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고 변희수 전 하사는 2019년 11월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여군 복무를 희망했다. 그러나 육군은 지난해 1월23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 전역시켰다. 고 변희수 전 하사는 지난해 8월 전역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진행이 늦어져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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