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도시가 사람들을 위한 도시인가.
현대의 사고(思考)는 완벽한 질서를 갖추기 위한 모든 노력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는가?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위한 것 중, 하나가 도시기반 시설인 보행자 전용도로가 아닌가 싶다.
자동차 이용의 증가로 보행자 전용의 보도보다는 자동차 도로의 필요성이 더 많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나라 도시의 경우 보행자를 위한 보도에 관련된 도시의 문제제기에는 소극적이다. 그러나 이미 있었던 보도가 보도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면 도시의 상황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과 같은 도시의 운용이 얼마나 견딜 것인가? 근본적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청주시는 2000년대에 들어서서 도시의 보행자 전용도로와 도시의 건강을 되살리기 위한 자전거 전용도로의 필요성에 공감, 아름다운 보도공간 출현에 많은 예산을 들여 잘 만들었으나, 적지 않은 노점상의 횡포와 보도 불법주차로 인하여 보행자 전용보도의 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라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도시의 이용에 있어 공공(public)의 활용보다는 개인(private)의 이용을 우선하는 이기적 인식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혼자 사는 것보다 같이 사는 방법을 익혀야 된다. 같이 산다는 것은 창조적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며, ‘우리 모두가 서로 줄 수 있을 때 모두 받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자동차질서 뿐만 아니라 모두의 무질서가 빚어내는 도시문제를 방치하면 도시환경은 그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게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된다. 도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도시환경 개선은- 자동차 도로 및 보행자 보도에 관련된 모든 도시문제의 제기-확실한 대안으로 제시되어야한다.
그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보행자 전용도로의 확대, 보도 바닥재료의 고급화, 보도의 패턴 디자인(pattern design)화, 가로조명기구의 합리적 배치 및 디자인화, 풍부한 가로조경, 다양한 거리의 조경구조물(street furniture) 설치, 그리고 도시의 역사적 유물 및 문화적 유산을 잘 다듬어 재현하는 것 등을 제안하고 싶다.
잘 지켜지는 보행자를 위한 보행자 전용보도가 도시에 있게되면 도시에 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나고, 도시질서가 확립되며 도시인에게는 자랑스러운 자신감과 문화의식을 높여주게 된다. 이의 결과 물리적 현상의 중요성 보다 인간적 관계가 생성되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가까워져 인간적 유대가 깊어진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신뢰가 회복되고 믿음이 있게 되며 정의롭고 다툼이 없는 명랑한 사회가 구축되어 갈 것이다.
도시에는 능동적이며 잘 지키는 사람들의 행위가 많아져야 다양한 창조적 모습이 보여진다. 거리질서가 회복되면 보도엔 사람들이 지나치는 단순한 기능 외, 광장문화가 나타나 자연스러운 문화환경이 형성되며, 안전하고 안락한 분위기가 연출되며, 구역(block)의 성격이 뚜렷해져 특징이 있는 거리, 풍부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처럼 도시에 새로운 도시의 상(像)을 갖게 되면 사람들의 생활에 건강이 보장되어 곧 건전한 사회(sane society)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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