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

구자평 음성군 前세정과장
구자평 음성군 前세정과장

虎視牛步 牛步萬里(호시우보 우보만리)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은 저의 오랜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런 의도없는 저의 일기가 된지 오래입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1월1일 아침에 카스와 페북 그리고 몇몇 밴드를 통해

虎視牛步 (호시우보)라는 말로 새해인사를 나눴습니다.

 

虎視牛步 (호시우보)

牛步萬里 (우보만리)

호랑이같이 예리(銳利)하게 사물을 바라보고 소같이 우직하고 신중(愼重)하게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 신중(愼重)을 기하며 뚜벅 뚜벅 한결같이 가다보면 우리모두 목표했던 지점에 다다를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즉, 호시(虎視)가 목표를 바라보는 자세라면

우보(牛步)는 목표를 실천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호랑이의 눈을 누구나 가질 수는 없겠지만 소의 우직함을 갖추기란 더 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먼 길을 가려면 숲과 나무를 함께 볼수 있어야 합니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조급함으로는 결코 먼 길을 갈 수 없습니다.

 

비슷한 말로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말'은 ‘소’보다 헤엄을 훨씬 더 잘 친다고 합니다.

그러나 헤엄을 잘 치는 '말'은 급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헤엄이 '말' 보다 못한 ‘소’는 물살에 의지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진다는 뜻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소'의 우직하고 신중함에서 생명까지 지켜내는 지혜를 엿보게 합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등산에 비교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목표한 산을 올라가다가 조난당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산이 높든 낮든 또 아무리 전문산악인 이라 하더라도

내려오는 길에 길을 잃고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목표(호시)는 분명했지만 방법(우보)이 문제였습니다.

정상에 오른 것 만으로 등산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안전하게 하산해야 등산에 성공한 것입니다.

정상에는 올랐는데 하산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등산이 아니라 실종입니다.

 

牛步萬里 (우보만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올 연말에 저도 이글을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제 삶은 성공한 등산이었는지?

아니면 실종된 등산이었는지?

 

새해 아침에 다시 한번

虎視牛步(호시우보) 牛步萬里(우보만리)의 뜻을 되새기며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서 각자 뜻하신 정상에 모두 올라서서 우렁찬 함성을 울리며 안전하게 하산해서 올 연말에 아니, 각자의 삶을 정리할 시점에 실종된 삶이 아닌 성공한 삶이 되시길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글을 마치려니

생각나는 시가 있어 한줄 더

적어 보겠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