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대 테니스장 직원의 눈물 “교수 갑질에 제 인격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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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대 테니스장 직원의 눈물 “교수 갑질에 제 인격은 사라졌습니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20.12.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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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교육용 테니스장 관리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6000여㎡ 테니스장 500㎏ 수동 로라로 밀어라”
“음식물과 술병 치우고 설거지, 심지어 피임기구 까지 치워”
“장비 없어 사비로 구입하고 뱀 까지 잡으라고 요구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을 관리하는 시설관리직원이 대학과 교수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을 관리하는 시설관리직원이 대학과 교수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 알림 : A씨의 주장에 대한 교원대학의 반론은 이어지는 후속 기사에 실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A씨(42)는 2019년 7월 1일자로 한국교원대학교(이하 교원대) 대학회계직 시설관리원으로 입사했다.

채용공고에 제시된 연봉은 2304만500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92만4000원 정도다.

교원대는 교사를 양성하는 곳이다. 또 현직 교사들이 다시 이곳으로 파견 나와 공부를 한다.

2019년 5월 30일 고시된 교원대의 채용공고에 명시된 담당업무는 이랬다.

 

본교교육과정에 따른 실기 및 이론수업 여건 조성

체육시설 개선 및 유지보수를 위한 제반 행정업무 수행

학교 및 시설 이용자의 수요에 적합한 이용환경 조성

기타 학교 사정에 따른 체육시설 이용여건 조성업무

 

체육시설(테니스장, 골프연습장등) 관리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고 했다. A씨는 테니스 관련 국가전문자격증을 보유했고 월급은 적지만 테니스장 경험을 살려 체육행정및 관리업무를 한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용 테니스장 전경. 클레이코드 7면과 인조잔디 2면등 9개 코트로 구성됐다. 면정이 6000여 제곱미터에 달한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용 테니스장 전경. 클레이코드 7면과 인조잔디 2면등 9개 코트로 구성됐다. 면정이 6000여 제곱미터에 달한다.

 

합격통보를 받았다. 교원대는 A씨에게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겼다.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은 체육교육학과 학생의 수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A씨는 후배들이 수업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테니스장을 잘 관리하고 수업준비를 잘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해 6월 합격통보를 받은 뒤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았다. 인수인계를 정확히 받아야 할 요량으로 꼼꼼히 메모했다.

“전임자는 교수 테니스 동호회 와 교직원 테니스 동호회의 월례대회 준비를 해줘야 된다는 했다.  무엇보다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해 직원들과 하루 빨리 친해져야 업무가 빨리 이뤄질수 있다고 했다 ”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과 휴게실에서 배출된 주류 용기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과 휴게실에서 배출된 주류 용기

 

“수동식 로라라도 끌어야 되는 것 아니냐. 나 운동할 때는 다 했다”

500㎏ 수동 로라를 끌어 6000여㎡(1900평) 되는 테니스장을 정리하라고?

 

A씨는 2019년 7월 중순 테니스장에서 B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자녀와 테니스를 치고 있었다. 인사를 했다.

B교수는 테니스장 상태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클레이코트(흙)는 전임자가 로라 기기는 밀지 않고 소금을 많이 뿌려서 잡초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냥 로라 기기만  밀어라”

 

A씨는 답했다.

“임명받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코트 상황을 살펴보면서 행정실장과 함께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원대 테니스장에는 로라가 2대 있었다. 하나는 전동식이고 또 하나는 사람 힘으로 끄는 수동식이다.

A씨는 요구받은 대로 전동식 로라를 이용해 클레이코트를 정리했다. 하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2019년 8월경 전동식 로라가 고장이 나 움직이지 않았다.

A씨는 이 사실을 행정실 관계자에 바로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실 직원에게 로라기기가 고장 나 작동이 되지 않는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행정실 직원은 ‘예산이 없다. 그냥 둬라’고 말했다”고 했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2019년 9월 24일 소란이 발생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테니스장에 B 교수등 4명이 찾아왔다.

교수들은 클레이코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로라를 밀지 않냐고 했다.

 

A씨는 답했다.

“전동식 로라가 고장이 나서 작업을 할 수가 없다.”

 

B교수가 말했다.

“(전동식) 로라 기기가 고장이 났으면 수동식 로라라도 끌어야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운동선수 했을 때 무거운 로라 기기를 다 끌고 다녀서 했다. 안되면 그렇게 해서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구석에 방치된 수동로라. 구입한지 수십년이 지났고 무게도 500킬로그램 안밖으로 추정된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구석에 방치된 수동로라. 구입한지 수십년이 지났고 무게도 500킬로그램 안밖으로 추정된다.

 

A씨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500㎏이나 되는 수동식 로라를 밀으라니? 그것도 7면이나 되는 클레이코트를 혼자서 하라고? 안 되면 되게 하라고? 여기가 대학인가? 군대인가?”

 

“결국 자비를 들여 장비를 구입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교원대학교 행정실에선 새 전동식 로라기기를 구입할 예산이 없다고 했다. 새 기기를 구입하는데 약 500만원 정도가 필요했다.

A씨는 교수들의 압박이 너무 힘들었다. 아이디어를 냈다. 로라기기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장비를 만들기로 했다. 새 장비를 만드는데 90여만원이 소요됐다. 이 비용은 학교에서 지출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장비를 끌 오토바이가 필요했다. 오토바이 구입비용 65만원은 A씨가 지불했다. 당시 A씨가 한 달에 지급 받은 실 급여는 170여만원에 불과했다.

A씨가 구입한 오토바이(오른쪽)과 학교에서 구입해준 테니스코트 정비 장비
A씨가 구입한 오토바이(오른쪽)과 학교에서 구입해준 테니스코트 정비 장비

 

A씨가 오토바이를 구입한 시기는 2019년 9월 2일. 그는 “교수들의 압박에 이렇게 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막무가내로 수동식 로라가 고장이 나면 수동식 로라를 가지고 테니스장을 밀으라고 지시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열악한 상황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전동식 제설 장비도 없었다. 교원대테니스장의 면적은 자그마치 6000㎡다. 다행히도 지난 겨울에는 눈이 많이오지 않았다.

 

“화장실 청소에 설거지, 손 빨래 까지 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교원대 테니스장에선 음주행위와 취사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A씨가 학교 행정실에 보고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에는 음주와 취사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음주와 취사행위로 인한 뒷 정리는 고스란히 A씨의 몫이 됐다.

A씨는 말한다.

“제 일과가 어떤지 아는가? 출근하면 제일 먼저 설거지를 했다. 교수가 먹었는지, 교직원들이 먹었는지, 아니면 외부 이용자들이 먹고 치우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를 치웠다. 그들이 먹고 남긴 취사도구와 그릇들을 설거지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 도대체 내가 왜 설거지를 해야 하는 거지?”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 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 장면

 

설거지가 끝나면 A씨는 무슨 일을 했을까?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설거지가 끝나면 화장실과 샤워실 청소를 한다. 여자화장실 청소할 때 특히 힘들었다. 우선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다 오해를 살 수가 있잖아요. 이곳엔 세탁기도 없어요.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난 수건을 손으로 빨기도 했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 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 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휴게실 화장실과 이곳에서 수거된 피임용구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휴게실 화장실과 이곳에서 수거된 피임용구

 

“뱀 까지 잡아야 했습니다”

 

A씨는 교원대 테니스장 주변에 뱀이 많이 출몰한다고 했다. 교원대 테니스장은 대학 내에서 매우 후미진 곳에 있고 산속에 위치해 있다.

A씨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테니스나 골프를 하면서 공을 주우러 밖으로 나가다 뱀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5월부터 10월사이에 많이 출몰한다고 했다.

그는 이럴 때면 항상 “관리원이 무엇하냐. 뱀을 잡으라고 요구한다”면서 “나도 뱀이 무섭지만 그래도 이용자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뱀을 잡아야 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혼자서 사다리 타고 작업하다 떨어져 부상을 당했습니다.”

 

A씨는 “지난 여름 한 달이 넘는 장마가 끝난 뒤 골프장 천장에 올라가 누수의 원인이 배수로에 낙엽이 쌓여서 역류해 빗물이 넘쳐 골프장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곳 관리자는 나 혼자 뿐이다. 작업도중 추락했다. 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한국교원대학교 테니스장 시설관리원 A씨가 작성한 업무장면

 

“교수 갑질 앞에 제 인격은 없었습니다”

 

A씨는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입사 당시 내가 맡을 업무로 교육용 테니스장과 골프장을 관리하고 이에 관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일은 그게 아니었다. 온갖 허드렛일이었다. 상당 수 업무는 교육과 무관했다. 이용자가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었다.”

“일부 교수와 교직원, 그리고 일부 이용자 들은 테니스장에서 음주와 취사를 했다, 학교 규칙상 금지된 행위다. 개인적인 취미 활동과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고 음주를 했다. 당연히 개인이 치워야 한다. 왜 내가 그들의 부당한 행위에 뒷 정리를 해야 하나?”

“교수들은  나에게 수동 로라를 밀으라고 했다. 500㎏ 수동로라를 혼자서 밀라니 이것이 말이 되나? 테니스장 클레이코트만 일곱 면이다. 면적이 6000㎡다. 혼자서 풀을 뽑아야 했다. 낙엽도 치워야 했다. 이것이 혼자서 감당할 일 인가?”

“가장 힘든 것은 모멸감이다. 구비된 장비가 없어 사비를 들여서 까지 일을 해보려 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육체적으로 그렇고 정신적으로 그렇다. 난 오늘 다시 병가를 냈다. 너무 힘들다. 교수갑질로 인해 몸과 마음이 너무 병들었다. 그들 앞에서 내 인격은 사라지고 없었다.”

※ 알림 : A씨의 주장에 대한 교원대학의 반론은 이어지는 후속 기사에 실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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