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에 LNG발전소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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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 LNG발전소가 들어선다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11.16 14: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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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그토록 꿈꾸던 고향은 이미 사라졌다. 이기연 씨(68)가 고향 음성군 석인리로 돌아간 건 벌써 15년째. 음성군은 분지 지형이라 미세먼지가 빠져 나가질 못했다. 맑은 하늘을 보여주던 고향은 사라지고 없었다. 희뿌연 미세먼지가 그 자리를 메웠다. 그가 알던 고향이 아니었다. 

복숭아, 사과, 고추 등 음성군 석인리 주민들은 농작물로 밥벌이를 했다. 미세먼지에 숨이 막힌 농작물들은 더디게 생장했다. 이 씨는 “지금 처한 환경도 나빠서 떠나간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 작은 시골 마을에 LNG발전소가 지어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LNG발전소 반경 200m 내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만 토지 보상이 이뤄진다고 한다. 바로 언저리에 사는 기용재 씨(78)는 예외다. 

미세먼지와 수증기에 가려 일조량은 나날이 줄어들고, 벼농사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여기에 LNG발전소까지 들어선다니 땅을 팔고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 기 씨는 발만 동동 구른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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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마을을 몰락시키는 LNG발전소 

“이분들은 논에 나가고, 밭에 나가고, 과수원에서 수확을 하셔야 합니다. 동네를, 마을을, 땅을 지키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환경부까지 왔습니다. 환경부는 정부 정책이라는 이유로 발전소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백형록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사무국장이 말했다. 백 사무국장은 “이분들의 목소리가 전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환경부는 도대체 누구와 상생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6일(월) 환경부 앞으로 주민들이 모였다. 음성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음성복합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대투쟁위)는 음성 LNG발전소를 막기 위해 지난한 싸움을 해왔다. 

반대투쟁위는 LNG발전소 건립으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거라 우려한다. 이들은 “발전소 예정 부지 주변은 복숭아, 사과, 고추, 수박 등을 농사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라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음성군 음성읍 평곡리 일원에 LNG발전소를 세우려 하고 있다. 사업비만 해도 약 1조 2,000억 원에 이른다. 2026년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NG발전소 건립을 위한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다. 올해 2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공개됐고, 공청회도 열렸다. 

박종태 음성군농민회 회장은 “우리는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대대손손 살아왔다”며 “발전소로 인한 환경오염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은 게 주민들의 심정”이라고 전했다. 연 29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악화, 오폐수로 인한 하천 생태계 파괴 등 환경 문제가 발생할 거란 우려에 주민들은 불안하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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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도 믿을 수 없다

이들은 환경부가 내놓은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질 측정 시기와 지점 △대기질 측정 지점 △이산화질소(NO2) 배출 목표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공업용수 및 오폐수 등을 지적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건 겨울철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8~10월 대기질 영향 조사 결과만 반영됐다. 보편적인 음성군의 대기질 상태라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측정 지점도 지적됐다. 서·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동·남쪽에서 측정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음성에서 LNG발전소가 가동되면 1년 동안 29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어느 정도냐면 청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한 해 750만 톤입니다. 80만 도시 청주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30%에 이릅니다.”

이성우 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산화질소(NO2) 배출 목표 기준을 강화해야 하고, 공업용수 공급 1일 사용량에 대한 공급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 정책과 거꾸로 가는 중이라는 사실도 지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 중립 선언을 한 만큼 화석연료 감축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음성군 LNG발전소 건립으로 인한 기대 효과도 언급했다. 3,000명 이상 고용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달랐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177명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난다. 이 사무처장은 “도대체 어느 지자체가 177명 취업시켜서 경제 활성화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성우 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발암성 물질 기준 초과, 소음 기준 초과 등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너무나 많은 미비점과 잘못이 있다”며 “환경부는 당연히 부동의하고, 음성군과 동서발전은 LNG발전소 건립을 포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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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2020-11-16 17:24:36 , IP:223.3*****
177명도 고용안될 듯... 본사에 있는분들이 음성지역에 거주이전하고 직원으로 일하는게 대부분이고, 지역분들 고용해봐야 계약직 직원들일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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