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조례안...이대로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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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조례안...이대로 폐기?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11.0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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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는 살아있다 ⑤]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발의, 이상식 충북도의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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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범죄자 대통령은 이곳에서 위인이 된다 
  2. 전두환은 광주의 삶만 망가트린 게 아니다 
  3. 전두환이 민주화 운동을? 대통령은 어떻게 기록돼야 하나?
  4. 청남대에서 전두환·노태우는 사라질까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금고형 이상을 받은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혜택을 박탈당한다. 이미 전두환·노태우는 과거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은 올해, 전두환 씨를 향한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전두환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상식 충북도의원이 지난 6월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발의하면서 충북 지역에도 논쟁에 불이 붙었다. 과연 청남대에서 전두환·노태우가 사라지는 날이 올까. - 편집자 주 

ⓒ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 행동 제공
ⓒ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 행동 제공

‘학살 반란자·부정축재범을 미화하는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하라!’

두 대통령 동상에 하얀색 펼침막을 둘러졌다. ‘학살 반란자·부정축재범’이라 쓰인 빨간 글씨가 선명했다. 동상 주변에는 5·18 민주항쟁 사진이 걸렸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이하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은 지난 3일(화) 청남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노태우 기념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두환·노태우는 학살 반란, 부정 축재로 징역형과 추징벌금의 처벌을 받은 죄인”이라며 “이들의 동상과 대통령길이 철회돼야 청남대가 바로 서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은 전두환·노태우 기념사업이 청남대에서 모두 철회될 때까지 매주 화요일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2015년 처음 청남대에 대통령 동상을 세울 때도 반대 여론은 있었다. 특히 올해는 광주 민주항쟁 40주년을 맞는 해였기 때문에 반발이 극심했다. 전 씨는 5·18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을 통해 비난하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장에 섰고, 전국적으로 ‘전두환 비판론’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 5월 충북도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고형 이상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도의회에 조례안 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 손을 든 사람이 이상식 충북도의원(청주시 제7선거구)이었다. 본인의 개인적인 소신과 신념이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료 의원 25명을 설득해 조례안을 준비했다. 지난 6월,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기념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조례안이 발의됐다. 

지난 9월, 5.18 관련 시민단체가 충북도의회 앞에서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는 모습 ⓒ 김다솜 기자
지난 9월, 5.18 관련 시민단체가 충북도의회 앞에서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는 모습 ⓒ 김다솜 기자

갈등 종식은 ‘동상 철거’로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발의한 이상식 충북도의원을 지난달 29일(목)에 만났다. 이 의원은 “이 조례안이 강제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갈등의 종식’에 있다”며 “제도권은 갈등에 대해 도민들이 화합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5월이면 충북도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범죄자 대통령’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갈등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동상 철거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존중해야 할 것인가. 대통령도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합니다. 권력자에 올랐기 때문에 불처분이 되고, 그 감정 속에서 (그동안의 잘못이) 잊혀 져도 된다? 그들은 현행법상 범죄자예요.”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비판 여론도 반영됐다. 이 의원은 ‘기록’과 ‘기념’을 구분 지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상은 그 사람의 업적이나 인품을 기리고 기념하기 위해 존경의 대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역사 지우기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역사를 지우자는 게 아니라 현대사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례안을 놓고 벌어진 토론에서는 차라리 범죄자 대통령의 죄명을 소상하게 기록하자는 의견도 나왔었다. 이 의원은 범죄자의 인격권과 국민 관광지 특성을 들어 반대했다. 그는 “죄명을 낱낱이 기록하는 건 차라리 이 동상에 침을 뱉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국민 관광지에서 동상을 보고 격분하고, 손가락질하는 행위가 이뤄져야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5.18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동상에 매질을 하는 모습. 이 의원은 국민 관광지인 청남대에서 대통령 죄명을 기록해 동상이 조롱거리가 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 오마이뉴스
지난해 12월 5.18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동상에 매질을 하는 모습. 이 의원은 국민 관광지인 청남대에서 대통령 죄명을 기록해 동상이 조롱거리가 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 오마이뉴스

조례안은 이대로 폐기되나 

충북도가 대통령 기념사업을 재고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지 5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이상식 충북도의원이 관련 조례안을 발의했으나 몇 달을 표류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이미 세 차례나 보류 결정을 내렸다.  

  • ‘제3조(기념사업에서의 제외) 도지사는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기념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하여야 한다’ 

충북도는 조례안 심사를 담당한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에 조례안 수정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문화위원회는 아직 충북도가 수정안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진 않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제가 어떤 벽에 부딪혀서 조례안 철회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조속한 철거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대로 조례안이 계류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이 증폭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 우혜민 기자
이 의원은 "제가 어떤 벽에 부딪혀서 조례안 철회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조속한 철거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대로 조례안이 계류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이 증폭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 우혜민 기자

임영은 충북도의원(진천군 제1선거구)·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은 "갈등의 소지가 없는 선에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에 법정형을 선고 받았는데 계속 해서 기념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생기기 때문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조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충북도가 ‘철회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을 ‘철회할 수 있다’고 선택 사항으로 수정해달라는 의견을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례안이 계속해서 도의회에서 표류한 채 남아있다면 충북도가 결정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철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3일 열렸던 386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에서 이 의원은 충북도를 향해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청남대 동상 갈등을 조장한 당사자로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지목했다. 이 의원은 "발의자 의사를 구하지 않고 행정문화위원회에 수차례 수정 또는 보류를 조정해 조례안이 미상정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신뢰의 정치가 배신의 정치로 변질된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이건 리더십의 부재입니다. 이 얘기가 나온 게 5월이에요. 지금까지 갈등하고 있어요. 내년까지도 계속 갑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결단 내린 대로 실행했으면 한 달 내에 갈등 종식됐습니다.”

충청북도는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충북인뉴스>는 고근석 충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에게 해당 답변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으나 회신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조례안 폐기를 결정했다. 조례안 발의에 동의했던 동료 의원의 폐기 동의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의원은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기념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선택 사항을 조례안에 담기에는 발의한 의미가 퇴색됐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조례안이 없어도 철거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문제”라며 “애초에 조례안을 만들어 달라고 충북도가 요청한 건 자가당착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충북도가 도의회에 도움을 청하기엔 늦었다"며 "이제는 스스로 결자해지할 때"라고 지적했다. ⓒ 우혜민 기자
이 의원은 "충북도가 도의회에 도움을 청하기엔 늦었다"며 "이제는 스스로 결자해지할 때"라고 지적했다. ⓒ 우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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