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 공학 등 융합적으로 사고하는 교육과정 필요
교원확보, 대학과의 협력방법 찾기는 해결해야 할 과제

충북교육청은 ‘AI영재학교 충북과학고 전환 타당성 및 운영모델 연구과제 공청회’를 28일 열었다.(사진 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교육청은 ‘AI영재학교 충북과학고 전환 타당성 및 운영모델 연구과제 공청회’를 28일 열었다.(사진 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과학고등학교를 AI영재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지, 타당하다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또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충북교육청은 28일 ‘AI영재학교 충북과학고 전환 타당성 및 운영모델 연구과제 공청회’를 열고 충북과학고의 AI영재학교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공청회는 충북교육청으로부터 연구를 의뢰받은 서울대 뇌인지과학과가 진행했다.

이인아 교수.
이인아 교수.

 

연구책임을 맡은 이인아 교수는 영재란 무엇인지, 또 AI영재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기 위해 딥마인드를 창업한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를 예로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하사비스는 대학과 게임 창업을 넘나들며 (게임에 대한)열정과 호기심을 충족시켰고 그 결과 딥마인드는 잠재력이 굉장히 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영재는 무언가에 몰입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을 말하고 영재교육은 그런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맞춤형, 탄탄한 기초교육과 융합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AI교육의 최고경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인지과정과 작동원리를 알고 이를 기계에 구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한계와 기계의 한계를 모두 알아야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탄탄한 기초교육, 맞춤형, 융합형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성찰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연구팀이 제시한 AI영재학교의 교육과정은 △자연과학 △인간에 대한 이해 △공학 △예술·문화·체육 △소통·글쓰기·토론 등 크게 5가지 영역이다. 세부적으로는 △수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 △뇌인지과학 △인류학·역사 △철학 △컴퓨터 △정보처리 △예술·문화·체육 △소통·글쓰기·토론이다.

이인아 교수는 “자연과학에 대한 기초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철학, 자신에 대한 성찰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코딩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을 창의적,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해결할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 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자리에서는 충북과학고의 AI영재학교 전환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과제는 △교원양성 및 확보 방법 △대학·기업과의 협력체제 구축방법 △대학입시 제도를 간과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 등이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연구팀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충북과학고 학부모와 재학생, 졸업생 3등 352명을 대상으로 충북과학교 학습환경 인식도 조사 및 AI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사진제공 충북교육청)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연구팀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충북과학고 학부모와 재학생, 졸업생 3등 352명을 대상으로 충북과학교 학습환경 인식도 조사 및 AI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사진제공 충북교육청)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연구팀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충북과학고 학부모와 재학생, 졸업생 등 352명을 대상으로 충북과학고 학습환경 인식도 조사 및 AI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발표됐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AI영재학교 전환 시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52.2%에 해당하는 184명(복수응답)이 ‘AI특화 영재교육을 위한 교사진 부족 및 교육시스템 부재’를 꼽았다.

토론자리에서 김성근 부교육감은 “AI영재학교의 교원은 AI를 전공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이런 교원을 과연 AI영재학교에 모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전문교사 양성시스템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가 구축해줄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인아 교수는 “AI영재학교의 교원은 현재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을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멘토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대학, 기업과의 협력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대학입시를 위해 내신 성적을 대회 수상실적 등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이인아 교수는 “충북과학고의 AI영재고 전환을 위해서는 지역과 대학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고 내신 성적을 간과할 수 없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교육청은 이번 공청회와 후속 연구를 통해 12월 중 최종 보고회를 마치고 기본 계획을 수립한 후 교육부의 동의를 얻어 AI 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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