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환경미화원 절대 부족, 전주시 인력의 절반 수준
인구 85만 청주시 미화원 474명, 65만 전주시는 611명
인력 부족해 고가의 미세먼지흡입차량 제대로 운행 못해
매일 6명꼴 산재·병가, 노동자 골병…45명 부족진단, 인력 충원 시급
민간위탁이 직영보다 고비용…1인당 운영비용 연 2150만원 더 소요

지난 달 24일 청주시의회 57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단상에 박미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대에 올랐다. ‘5분 자유발언’ 단골 의원인 그가 꺼낸 주제는 청주시 청소행정과 환경미화원의 건강권 문제다.

박 의원은 이날 "(청주시) 환경관리원이 부족한 만큼 충원해야 한다. 또 민간위탁을 청주시가 직영으로 전환하면 예산을 절감하고 청소행정 효율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박미자 시의원에게 물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박 의원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왜 그런지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했다. 이에 본보는 박 의원의 답변을 인포그래픽과 함께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인포그래픽:서지혜,이정원
인포그래픽:서지혜,이정원

 

환경미화원 1인당 주민수

청주시, 수도권 제외 50만 이상 도시 중 제일 적다.

 

박미자 청주시의원
박미자 청주시의원

박미자 의원은 지난 달 24일 청주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환경관리원 부족으로 재활용과 소각용 쓰레기 혼합수거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이것이 곧 소각기 고장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환경관리원이 부족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각기 고장 등 2~3차 피해로 이어지고 예산낭비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환경미화원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박 의원은 근거는 무엇일까?

박 의원은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 50만 이상의 6개 도시별 환경미화원 현황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 환경미화원 규모는 전체 474명이다. 이중 청주시에 직접 고용된 환경미화원은 278명이고 민간위탁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는 196명이다.

이 수치를 가지고 환경미화원 1인당 주민 수로 환산하면 1779명이 된다. 참고로 현재 청주시 인구는 84만3399명이다.

청주시 환경미화원 한 명이 주민 1779명이 버린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고, 도로 등 노면 청소를 하는 셈이다.

다른 도시는 어떨까? 인구 65만여명의 전주시 환경미화원은 총 611명. 전주시는 청주시보다 인구가 20만명 가량 적지만 환경미화원은 오히려 137명이나 더 많다.

전주시 환경미화원 1인이 담당하는 주민수는 1073명이다. 청주시의 절반 정도 규모다.

도시 면적도 청주시는 940㎢인데 비해 전주시는 1/5인 정도인 206㎢에 불과하다.

다른 도시도 환경미화원 1인당 주민 수가 청주시보다 적었다. 천안시 1602명, 김해시 1596명, 창원시 1492명, 포항시 1399명에 불과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 50만 이상 6개 도시 비교 수치 뿐만 아니라 청주시 자체 연구용역에서도 환경미화원이 부족하다는 수치가 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청주시 공공부문 청소행정 진단 연구용역’에서도 청주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부분에서만 45명이 부족하다는 중간결과가 나왔다.

 

환경미화원 45명 부족 결과는?

골병든 환경미화원…매일 6명은 산재나 병가

청주시 3개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산재·병가 결원일 2019년 한해 1790일

청소행정도 지장… 운전자 부족해 고가의 미세먼지 차량 가동 제대로 안돼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 지역 노동계는 환경미화원 민간위탁을 중단하고 청주시가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해왔다.(사진 : 충북인뉴스 DB)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 지역 노동계는 환경미화원 민간위탁을 중단하고 청주시가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해왔다.(사진 : 충북인뉴스 DB)

 

박미자 시의원이 제시한 ‘청주시 환경관리원 연간 결원자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상당·서원·흥덕구 3개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중 산재·병가·휴직으로 일을 하지 못한 기간은 1790일에 달한다. 청원구청의 경우 따로 자료가 없었다.

노동자 1인당 연간 근무 일수를 300일 정도로 계산하면 매일 6명 정도가 산재나 병가로 일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박미자 의원은 “인력 부족에 따라 업무량이 증가하고 그만큼 노동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며 “환경미화원의 원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 뿐만이 아니라 청소행정의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청주시는 2018년 9억6000만원을 들여 미세먼지 흡입차량 4대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를 운전할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청주시는 2018년 5월 미세먼지 흡입차량을 구입하고도 8개월 동안 가동일수가 14일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현재도 인력이 부족해 노면청소 차량과 미세먼지 흡입차량을 돌려막기 식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운행만 문제가 아니다. 재활용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이 분리돼 수거돼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혼합수거하는 일도 발생한다”며 “재활용폐기물이 소각장으로 가게 되고 이로 인해 소각로가 고장 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민간위탁 비용 살펴보니

환경미화원 1인 운영비용, 직영보다 2150만원 비싸

직영 8700만원, 민간위탁 1억850만원

책정된 임금도 민간위탁 더 높아

직영 6393만원, 민간위탁 6724만원

책정된 민간위탁 임금, 제대로 지급되는지 의문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 지역 노동계는 환경미화원 민간위탁을 중단하고 청주시가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해왔다.(사진제공 : 독자)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 지역 노동계는 환경미화원 민간위탁을 중단하고 청주시가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해왔다.(사진제공 : 독자)

 

박미자 의원은 민간위탁 비용이 청주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올해 8월 현재 민간위탁업체에 고용된 환경미화원은 총 196명이다.

그는 청주시가 환경미화원 1인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8700만원 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간위탁업체에 소속된 환경미화원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청주시 예산은 연간 1억850만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민간위탁의 경우 미화원 1인당 청주시 예산 2150만원이 더 소요되는데 이를 연간으로 합산하면 40여억원이 된다고 밝혔다.

책정된 임금도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임금이 명목상으로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이 제시한 ‘(청주시) 2020년 직영 및 대행업체 임금비교’ 문서에 따르면 청주시가 직접 고용한 환경미화원들의 평균임금은 6398만8999원이다.

이 수치는 1호봉, 15호봉, 30호봉의 급여를 받는 환경미화원들의 급여 평균치다.

반면 민간위탁업체에 책정된 미화원들의 평균급여는 6724만7604원으로 직영보다 연간 230만원 가까이 더 높다.

박미자 의원은 “명목상으론 민간위탁업체의 급여가 6724만여원으로 책정됐지만, 실제 수령하는 임금은 1인 6518만원 정도고 이마저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노동자들이 정규직 직영 전환 시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론 민간위탁이 직영보다 고비용인 만큼 예산절감 차원에서라도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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