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노동정책 … 힘 없는 노동자 권리는 어디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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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노동정책 … 힘 없는 노동자 권리는 어디서 찾나?
  • 고병택 기자
  • 승인 2020.08.12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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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6개 시민·노동단체, 고용노동부 앞 기자회견
‘누구나 근로감독 청원할 수 있도록!’ 공동성명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고용노동부의 청원권 축소 방침에 대한 전국 시민·노동단체의 거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36개 단체는 12일 오전 11시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근로감독청원제’ 운영지침을 변경하면서 기존 근로감독 청원권자 중 ‘동거인’과 ‘시민단체’를 제외시켰다. 

이들은 이날 “해당 개정은 ‘근로감독청원제’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 거꾸로 가는 노동정책”이라며 “근본적으로 헌법상 국민의 청원할 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잃어버린 권리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 청원권자에 동거인․시민단체․모든 노동조합을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청원권 회복을 위한 공동성명 캠페인을 벌여, 전국 36개 노동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의 연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공동성명서 전문>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청원권자에 동거인 · 시민단체 · 모든 노동조합 포함시켜야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0년 1월 「근로감독 청원제」 운영지침을 변경하면서 청원권자의 범위를 축소시켰다. 

기존 지침에서는 재직자․퇴직자, 해당 근로자의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 동거인을 비롯해 해당 사업장에 조직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근로감독 청원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 운영지침이 변경되면서 동거인과 시민단체를 제외시켰다. 취약계층의 노동자 권리구제를 위해 노동부에 신청할 수 있는 범위가 그만큼 좁아진 것이다.

「근로감독 청원제」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근로감독의 현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 2월 26일 고용노동부가 「청원법」 제10조를 근거로 「근로감독청원제 시행지침」을 제정․시행한 제도다. 

제도 도입의 취지를 볼 때 누구든 취약계층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청원을 할 수 있도록 열어놓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충북지역에서는 「근로감독 청원제」를 통해 수많은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았다. 

2017년 1월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내 취업한 일용직노동자들의 권리침해는 음성노동인권센터의 청원에 따른 고용노동부충주지청의 근로감독을 통해 바로 잡았다. 

2018년 깨끗한나라 자회사의 초장시간 노동과 불법포괄임금제로 인한 법정수당 미지급 역시 고용노동부충주지청의 근로감독을 통해 미지급수당이 일괄 지급되었다.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 하청업체 노동자의 산재 은폐 사건에서도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와 지역의 시민단체․노동단체가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개선된 바 있다. 다른 지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처럼 노동조합에 가입하기 어렵고, 스스로 권리를 되찾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노동자, 작은 사업장 노동자 그 밖에 소외되어 있는 노동자들은 지역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운영지침 개정은 제도를 도입한 취지에 반하는 처사다. 한편 청원권자에서 ‘동거인’을 제외시키고 배우자나 직계존속, 형제자매로 한정시킨 것 또한 시대착오적이다. 

혈연관계, 법적으로 신고 된 배우자 외에도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여러 관계들이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한 취약계층 노동자일수록 사내 노동조합 조직이 더욱 어려울 것인데 이때까지 청원권자 범위를 ‘해당 사업장에 조직된 노조’로 한정해왔던 부분은 확대해야한다. 

사업장 내 조직되어있지 않더라도 노동조합을 통해 근로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한다. 

노동자가 잃어버린 권리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는 노동자가 권리를 박탈당하도록 만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결국엔 우리 모두의 문제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 청원권자에 동거인․시민단체․모든 노동조합을 포함시켜야한다. 누구나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근로감독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2020년 8월 12일
<누구나 근로감독 청원할 수 있도록!> 참여단체 일동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전국 36개단체는 1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원권 축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누구나 근로감독을 청원할 수 있는 권리 회복'을 주장했다. (제공=음성타임즈)

<누구나 근로감독 청원할 수 있도록!> 캠페인에는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공공운수서비스서울강북지회,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부천시비정규직지원센터,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군산분회,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충주분회,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충북지부, 공공운수노조 충주시공무직지회,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음성지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공공운수노조충북본부,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노동당충북도당, 변혁당충북도당, 정의당충북도당, 진보당충북도당, 청주노동인권센터, 청주이주민노동인권센터, 청주도시산업선교회, 태고종인권위원회),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 음성민중연대, 음성인권연대, 음성자립센터, 인권연대 숨,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의당 음성군지역위원회, 정의당 충북도당,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녹색당,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향수뜰영농조합법인 등 전국 36개 단체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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