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당한 노동정책…시민단체 손발 묶는 근로감독청원제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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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당한 노동정책…시민단체 손발 묶는 근로감독청원제 개악
  • 고병택 기자
  • 승인 2020.08.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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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
(제공=음성타임즈)

최근 지역에 있는 어느 사업장에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연장․야간․휴일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해서 노동자들이 금전상 피해를 노동인권센터에 호소해왔다.

내담자가 건낸 출퇴근기록과 급여명세서를 보니 받지 못한 금액이 상당했다. 종종 주 70시간 이상 근무할 정도로 초장시간 일했기에 받아야 할 시간외수당은 천만원대가 훌쩍 넘었다.

사업장 내 다른 노동자들의 상황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은 사안이고, 초장시간 노동, 연차유급휴가 미부여 등 다른 노동법 위반이 의심되어 노동인권센터는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근로감독을 요청했다.

그런데 며칠 뒤 고용노동부로부터 해당 근로감독청원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해부터 시민단체의 근로감독요청은 자격이 없으니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린가’ 해서 근로감독관에게 운영지침이 변경된 내용을 보내달라고 했다.

확인해봤더니 2020년 1월부터 근로감독청원권자의 범위를 축소하면서 시민단체를 제외한 부분이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왜 시민단체를 제외시켰는지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근로감독청원>제도는 권리를 침해 받기 쉬운 취약계층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도입된 것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은 (그 노동자가 조합원이든 아니든) 노동자 권리 침해 제보를 받으면 구체적인 증거가 있고, 사업장 조사에 따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근로감독을 신청해 왔다.

그 결과, 많은 노동자들이 침해 받은 권리를 일괄적으로 구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시민단체의 요청은 받지 않겠다고 한다.

게다가 기존에는 동거인의 요청은 받아주었으나 변경된 지침에서는 동거인이 제외되었다. 권리를 찾아주는 데에도 혈연인지 아닌지 가리겠다는건가.

동거인 인구가 늘어나고 새로운 공동체, 가족의 형태가 자리잡고 있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은 처사다. 이런 시행착오적인 지침 변경에 항의하고 다시 바꿔내야 한다.

취약계층 노동자일수록 사내 노동조합 조직이 더욱 어려울 것인데 이때까지 청원권자 범위를 ‘해당 사업장에 조직된 노조’로 한정해왔던 부분도 노동자 권리찾기에 장애물로 작용될 수 있다.

사업장 내 조직되어있지 않더라도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해서 근로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한다.

노동자 권리찾기의 문제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어떻게든 우리 모두와 연결되어 있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와 동료 노동자, 동료 시민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근로감독청원제도>는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전국의 모든 시민단체와 노동자에게 연대를 요청한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

 

[이 기고문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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