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光박사 이인백씨, 스스로 光내는 ‘장애4급’

“바가지 안 씌우고 그냥 닦아유”

제천시청과 동사무소 등을 순회하며 구두를 닦고 있는 이인백씨(51)의 영업철학이다. 그는 이름표도 없이 바닥에 널려 있는 수십켤레의 구두 주인을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두만 보면 몇 층의 부서명, 이름까지 정확하게 연결된다.

   
그의 주 영업구역은 제천시청과 경찰서, 동사무소 등 관공서로 요일별로 정해 순회하고 있다. 단골을 대상으로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단순히 구두의 광택만 내는 것이 아니라 결함을 발견하고 손을 봐주는 것. 또한 상태에 따라 물광과 불광을 적절히 배분하는 등 ‘구두관리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구두를 닦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 보은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이사한 뒤 특별한 기술이 없어 시작한 구두닦이가 지금은 ‘천직’이 됐다. 청년시절 공장근로자, 공사판의 일용근로자를 거쳐 탄광 막장까지 들어갔으나 허리디스크를 얻어 다리가 불편한 4급 장애인이 됐다. 결국 활동력을 요하는 일은 한계가 있었으며 마냥 집에 있을 수만 없어 다시 구두솔을 잡게된 것.

이후 단양을 거쳐 제천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시청과 관공서 등을 순회하며 구두를 닦게 됐다. 아직 미혼인 이씨는 일요일마다 교회를 찾아 기도를 올리고, 매주 수요일은 수도사업소를 다녀오는 길에 제천영육아원을 방문, 아이들의 운동화 등을 수선해 주고 있으며 개인후원도 맺고 있어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 있다. 지체장애 4급의 다소 불편한 몸이지만 “구두닦이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할 수 있는데 까지 지금의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는 여동생을 부양하고 있으며 반려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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