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충북지부, 급식 노동 강도 완화 촉구 기자회견

17일 학비노조 충북지역 조합원들이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7일 학비노조 충북지역 조합원들이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등교하는 학생 수가 줄었고, 하루 종일 밥 한 끼 해주는데 뭐 그리 힘드냐고, 좀 참지 왜 그러느냐고, 서로 힘드니 좀 견디라고 합니다. 급식인원은 줄었지만 방역 및 소독 업무가 더 엄격해졌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게 되었습니다. 정상메뉴로 급식할 때보다 업무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학교급식실 노동자들이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체인력 확보와 배치기준 완화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리복, 장화, 장갑, 마스크까지 한 채 일을 해야 하고 특히 튀김류 등을 조리할 때는 실내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숨쉬기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온몸에 땀이 나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라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학비노조 충북지부)는 17일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 강도 완화와 환경개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비노조 경기지부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4626명(영양사 97명, 조리사·조리실무사 45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학교급식실 노동 강도 증가현황 및 온열질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강도 압축노동이 급식노동자의 몸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76.5%)이 코로나19로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배식시간이 늘어나고, 칸막이 설치 및 청소, 소독방역업무까지 더해져 노동환경이 악화됐다는 것. 특히 여름방학이 미뤄지면서 ‘혹서기’에 운영되고 있는 급식실 안에서 온열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온열질환을 겪거나 동료가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5%(2150명)이고, 두통, 심한 피로, 현기증 등을 느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48%에 달했다. 어지럼증, 메슥거림을 느꼈다는 응답자는 38.5%였다.

 

서현중학교 이연일 조리실무사.
서현중학교 이연일 조리실무사.

 

기자회견에 참가한 서현중학교 이연일 조리실무사는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배식시간이 코로나19 전보다 3~4배가 더 걸린다. 음식의 양이 줄었다고는 해도 후처리 시간은 종전과 같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서 식중독 방역과 코로나19 방역이 더 철저해졌다”며 “학생들이 적게 등교한다고 일이 줄지 않았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학비노조 충북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급식인원이 줄었다며 병가와 연차를 사용해도 대체인력을 구해주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어, 아파도 병가한번 쓰려면 온갖 눈치를 봐야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노동 강도인 학교 급식실에서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동이 가중된 만큼, 이에 따른 노동 강도 완화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업무를 위한 별도인력을 충원하고. 대체인력을 전면적으로 허용해서 아프면 자유롭게 연차든 병가든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급식실 배치기준을 전면 하향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비노조 충북지부 안종화 사무처장은 “3월 개학이 연기되면서 폭염기간 업무 일수가 늘어났다. 더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3월부터 충북도교육청에 환풍기와 냉풍기시설을 점검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아직도 개선이 안됐다. 학비연대노조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하니 이제서야 충북교육청은 점검을 한다고 한다. 이미 더위가 시작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학비노조 충북지부는 기자회견 후 이러한 의견을 충북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