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14일 기자회견, 적극 해명 나서
석덕순 센터장 “감금 · 각서 강요, 전혀 사실과 달라” 주장

장애인직원을 감금하고, 그와 어머니에게 각서를 쓰게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던 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석덕순 센터장이 14일 오후 음성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석덕순 센터장은 먼저 “그동안 침묵했던 이유는 구차한 말로 해명하는 것이 행여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사실 관계를 떠나, 장애인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던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사)충청북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를 비롯 장애인 관련단체는 음성군청에서 지난달 16일 제1차, 지난 2일 제2차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지적장애인 B씨와 그의 어머니에게 각서를 쓰게 한 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음성군 관계자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근무시간외까지 장애인의 휴대폰을 빼앗고 한 공간에 감금하고 화장실까지 따라 가는 등 장애인에게 공포를 주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규탄했다.

특히 “그로 인해 B씨는 일자리를 잃었고, 어머니는 어머니라는 이유로 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각서를 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지난 3월경 B씨가 자신이 근무 중인 모습을 어머니에게 자랑하기 위해 사무실 공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일이 발단이 되어, B씨와 어머니는 센터 관계자가 불러주는 대로 각서를 쓰게 됐고 각서를 쓰고 난 이후에야 휴대폰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충주시장애인인권연대 심현지 회장은 “깨끗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게 무슨 잘못이 되느냐”면서 “이 사건이 발달장애인을 가장 이해해야 할 지원센터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기자회견 모습. (우측)석덕순 센터장.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기자회견 모습. (우측)석덕순 센터장. (제공=음성타임즈)

이에 대해, 석덕순 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직원을 감금하고, 그와 어머니에게 각서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석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자신은) 당시 연가 중이었고, 불법촬영 소식을 듣고 센터로 이동한 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었다. 센터에 도착해보니 여직원 3명 중 1명은 이미 응급실에 실려가 있었고, 다른 2명은 실신직전 상태라 급히 병원진료를 보냈다.

석 센터장은 “음성군에서 주관하는 장애인일자리사업으로 센터에 온 직원의 신상정보는 알 수가 없다”면서 “때문에 직원의 장애유형과 장애정도, 가족의 연락처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일 상황을 설명들은 음성군청 직원이 6시 20분경 당사자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센터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7시 30분경까지 도착하지 않아, 담당공무원이 센터 전화를 이용해 오시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센터는 (가족에 대한) 전화번호를 모르는 상태였다. 또 퇴근하고 없는 센터 직원이 전화를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사실과 다른 의혹들, 왜 이렇게 생산·유포 되는지 의문“

또한 “퇴근시간인 6시 이후부터 어머니가 도착한 7시 30분경까지 당사자는 담당공무원, 공익 2명 등과 함께 20평이 넘는 개방된 사무실에서 함께 있었다”며 “(감금한 것인 아니라는 사실을) 사무실 구조만 봐도 금방 밝혀질 사실을 왜 이렇게 왜곡하고 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고 했다.

각서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군청직원과 당사자인 어머니에게 불법촬영과 협박, 욕설이 너무 심각해서 직원들이 불안해한다고 설명하자 어머니가 ‘더 이상 여기 찾아 올 일이 없으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본인이) 못 미더워하자 어머니가 ‘각서’라는 말을 처음 꺼냈다”고 말했다.

석 센터장은 “그 각서가 센터에 필요했고, 중요한 자료라면 5월 18일 가족이 각서를 다시 돌려달라고 했을 때 바로 돌려 주었겠느냐”며 “너무나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들이 왜 이렇게 생산되고 유포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석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로서 그 특성을 알고 있지만, 폭 넓은 방식으로 지원하지 못한 점과 각서를 작성하는 일을 막지 못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반성과 변화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지속적으로 유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자로 B씨에 대한 서류상 복직처리는 완료된 상태이다. 음성군은 조만간 배치기관을 변경해 B씨를 복직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각서를 쓴 현장에 있었던 음성군 담당공무원은 B씨 가족을 만나 간곡하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사건은 국가인권위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음성군도 이와 관련된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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