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14일(화) 청주여성의전화는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진실 규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주여성의전화는 “고인은 무엇보다 성 평등한 가치를 앞세우고, 사회적 불평등을 제거하는 활동을 실천해왔다”며 “그런 그가 그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린 행동을 했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비서실 직원이 자신을 상대로 한 성추행 고소장을 접수하자 다음 날 유서를 남기고 실종돼 숨진 채 발견됐다.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공소권이 사라지기 때문에 의혹 규명이 어려워졌다. 

청주여성의전화는 “행위자의 죽음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이며 책임 종결이라는 해석은 너무나 일방적”이라며 “진정 그가 선택한 죽음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뜻이라면 고인이 일생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처럼 더욱더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성추행 고소 사실이 청와대로 유출되면서 증거 인멸의 기회를 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이미 성추행 여부를 인지했으나 묵인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진상 조사단 구성을 주문했다. 

13일(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계는 박원순 서울시장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피해자와의 연대와 성추행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 뉴시스
13일(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계는 박원순 서울시장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피해자와의 연대와 성추행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 뉴시스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청주여성의전화는 “정부와 국회, 정당은 인간이길 원했던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으로 보여 달라”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향한 비난과 신상털기 등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 청주여성의전화는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2차 가해를 멈춰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언론에서 피해자 신상털기, 음모론, 가짜뉴스를 양산하며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통념이나 피해자다움, 가해자 동정론, 순결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계는 13일(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끝나는 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 의혹을 ‘전형적인 직장 내 성추행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실 규명에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