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가장 고전적인 정의(定義)를 내린 사람은 공자입니다. 공자는 정치의 요체는 바로 ‘올바름’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어느 날 노(魯)나라의 대부인 계강자(季康子)가 “정치는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고 간단히 대답합니다. 공자는 정치(政治)는 정치(正治)이지 정치(征治)나 정치(情治)가 아니라는 말로 정치의 요체는 올바름(正)에 있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이를 더 설명하자면 정치의 근본은 올바름에 있지, 권모(權謀)나 술수(術數), 당리당략(黨利黨略)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옛날에도 정치 권력을 비뚤어지게 행사하는 제왕 군주들이 많았기에 공자의 입을 빌어 교훈으로 삼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2천여 년의 시공을 넘어 새삼 정치의 요체를 상기하는 까닭은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올바름을 잊고 온갖 술수와 당리당략으로 정쟁을 일삼으며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는 정치다운 정치는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한낮 출세와 치부의 수단으로 선거에서 당선돼 일신의 영화를 누리는 정치꾼은 허다하되 국민을 생각하는 진정한 정치가가 없으니 정치다운 정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정치가 있었다고 해도 독재 권력이나 총칼을 앞세운 군사정권이 있었을 뿐이니 진정한 민주정치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는 문민정부 이후에도 정치다운 정치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다면, 그것은 왜 일까? 훌륭한 인격, 화려한 경력의 그 잘난 인물들이 정치의 주역으로 즐비한데 정치는 왜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일까? 답은 간단합니다. 정치인들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바르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올바른 정치가 나올 수 없었던 것입니다.

공자는 다시 말합니다. “정치가 안 되는 것은 곧은 사람 위에 굽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 잘 되려면 굽은 사람 위에 곧은 사람이 있어야 된다.” 오늘 이 나라에서 정치다운 정치를 볼 수 없는데 대한 해답을 공자는 2천여 년 전에 이미 말했던 것입니다. 정치의 기본적인 역할은 국리민복과 갈등의 통합입니다. 쉽게 말해 국민을 편안하게 살게 하고 싸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국리민복도, 갈등의 통합도 도외시한 채 국회를 싸움 터 삼아 날이면 날마다 정쟁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갈등을 통합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확대하면서 그것을 이용해 온 게 사실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들이 평안할 수 있습니까.

개혁을 표방하고 출범한 17대 국회 역시 국민을 실망시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반이 넘는 물갈이로 새로운 국회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백년하청으로 변한 게 없습니다. 참으로 답답할 뿐입니다.

올해 우리 사회의 변해야 할 것이 한 둘이 아니겠지만 그 첫 번 째가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가 변하지 않고는 나라가 잘 되고 국민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제발 정치인들은 이제라도 마음속의 소리(小利)를 거두고 대의(大義)를 생각하는 정치다운 정치, 올바른 정치를 보여 줘야 할 것입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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