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취하는 것보다, 내려놓는 일이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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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취하는 것보다, 내려놓는 일이 더 힘들다”
  • 고병택 기자
  • 승인 2020.07.0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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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평 음성군 前 세정과장
(제공=음성타임즈)
(제공=음성타임즈)

2020.6.30
공직을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던 날입니다.

그런데도 저에게는 이 날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일반 공직자에게는 정년이 있고 선거직에는 임기가 있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정이 아님을 끝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무원은 저에게 세 번째 일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른이 넘은 나이에 큰애가 어린이집을 다닐 즈음에 고향인 금왕읍에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지나고 보니 모든 게 한 순간입니다.

모두가 그랬겠지만 ‘뜨거운 열정, 강력한 추진력’과 ‘다가가는 소통행정’이라는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가는 곳마다 최선을 다했고 흔적을 남기려고 열성을 다했다고 자평합니다.

그래서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주무관 시절에는
40세 이상으로 제한적이긴 했지만 전국은 모르겠으나 도내 최초로 공무원종합건강검진을 도입 시행하였고 공무원 노조의 전신인 직장협의회를 창립했으며(발기위원장)

팀장시절에는 제1회 반기문 마라톤대회를 창설하고 통동리에 있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 건립, 평생학습 조성과 음성장학회의 기반을 닦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 국가유공자분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동고동락했던 일, 어린이집 원장님들과 지역아동센터 센터장님들과 손잡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동분서주 했던 생각이 엊그제 같습니다.

사무관 승진 후
감곡면장 시절에는 면사무소앞 4차선 도로개통과 일제때 개악했던 원통산(怨慟山)의 지명을 원통산(圓通山)으로 개명했던 일은 물론, 감곡역사 사수를 위해 면민과 함께 투쟁하며 지켜냈던 일은 두고두고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이 될 듯 합니다.

맹동면장 시절 
면사무소 진입로를 확장했던 일, 쌍용예가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개설했던 일, 농협주자창 
화단을 조성했던 일

금왕읍장 시절
읍사무소 진입로 일방통행으로 개선, 서편 진입로 개설, 국도 주요교차로마다 담당단체를 지정해 정기적으로 청소를 실시하고,

무엇보다도 밀림과도 같았던 생극까지의 응천을 정비하고 산책로를 조성해 금왕읍민들께 돌려드린 일은 큰 보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대소면장 시절 

대소성당과 대소도서관 앞 도로 일방통행 지정, 대소초등학교 앞 데크길 설치, 문화마을 주차장 정비, 오산교 조명설치와 하천제방 벗꽃길 조성, SK아파트까지 인도설치, 주공아파트 앞 인도교 추진(설계)등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의 임시청사 생활을 마감하고 신청사 시대를 열었던
그 감회는 지금도 감개무량합니다.

보건행정과장 시절
보건소 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18개 보건진료소의 환경개선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 십년간 소이면의 숙원사업이었던 중동보건진료소의 성공적인 추진에 큰 자부를 느낍니다.

세정과장 시절
세리(稅吏)가 되어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세리(世利)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자리였습니다.

민원편의를 위해 무인수납기 3개를 증설하고 무엇보다도 음성군 개청이래 도내 최초로
본예산 군세세입 1,000억 원을 제 재임기간에 돌파했던 일은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근무했던 각 읍면마다 모든 주민들과 소통하며 힘쓴 결과 가는 곳 마다 품바축제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며 주민화합을 이루어 낸 것은 큰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 무대의 불은 꺼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감동의 기억에서 자유롭질 못하고 집착하게 됩니다.
취하는 것보다 내려놓는 일이 더 힘들다는 진리를 또 배우게 됩니다.

2020.6.30.
이날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것도 대비를 못했습니다.

이제 세리(稅吏)를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왔지만
소속된 봉사단체를 통해 그리고 다정한 이웃들과 손잡고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착한 세리(世利)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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