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용도에 쓰지 않으면 문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대상”

지난 2017년 음성군이 제공한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 조감도. 현재 전혀 다른 사업에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지난 2017년 음성군이 제공한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 조감도. 현재 전혀 다른 사업에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정부 공모 지정사업인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 조성사업이 선정된 지 3년 만에 누더기로 변했다. 지정된 용도에 쓰여야 할 국비가 엉뚱한 사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는 지난 2017년 8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2018년도 6차산업화 지구에 신규 지정됐다.

당시 음성군은 서류 및 현장심사,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 과정을 거쳐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며 낭보를 알렸다.

이어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에는 3년간 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1, 2년차에는 각각 9억 원 씩, 3년차에는 12억 원이 투입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생극면, 원남면 등 2개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들깨지구 조감도’를 근거자료로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생극면은 수출선도 및 생산단지로, 원남지구는 체험 및 수출생산지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생극지구에는 수출, 생산, 가공단지, 외국인체험장을, 원남지구에는 실버, 치유, 생태공원, 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이후 3년이 지나면서 이 사업은 4차례 사업변경 끝에, '들깨산업의 메카 육성'이라는 애초 계획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으로 일색이 되고 있다.

지원된 예산은 9개읍면에 선심쓰듯 나눠지고 있다. 심지어 들깨메뉴 2~3개만 추가하면 일부 식당에 8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현재까지 지원받은 예산 총 27억5천8백만원 중 50%에 가까운 13억 1천2백5십만원이 이미 소진됐다.

 

전량수매 · 농가안정 취지 물건너가

1차 들깨작목반을 통해 수확한 작물을 2차 생산업체에서 전량 수매한다는 애초의 계획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내 A지역 들깨작목반 농가 B씨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8년까지는 전량 수매를 해 주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다행히 지역농협에서 자체사업을 위해 1차 소매하고 남은 수확물을 수매해 주었다”고 말했다.

B씨는 “농협 자체적으로 조합원들을 위해 일부 수확물을 수매해 공장에 납품하는 형태”라며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를 안정시키자는 당초의 취지는 이미 변질되어 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들깨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파종을 시켜, 10월경 수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는 수매를 해 줄지 불안한 상태이다. 들깨재배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가공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해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6차산업화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18일 음성군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조천희, 서효석 의원은 각각 “사업변경 승인이 나기도 전에 예산을 집행했다“, ”타 지역업체에 부적절하게 예산이 지원됐다“는 등의 질의로 날을 세워 나갔다.

한편, 지난 2017년 당시 ‘음성 오메가3 들깨지구’ 선정 과정에 정통한 C씨는 “이 예산은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것이 아니라, 공모에 선정되어 확보한 예산”이라며 “제 용도에 쓰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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