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동범상 충북환경련 염우· 충북평화통일연대 장민경씨 수상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6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회의실에서 신년하례회를 갖고 지난 한 해 동안 흘린 땀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올해도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충청리뷰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제2회 동범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동범상 수상자로는 염우 충북환경연합 사무처장과 장민경 충북평화통일연대 사무국장이 선정됐다.

동범상 심사위원회는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100인 추천인단으로부터 2004년 최고의 활동을 펼친 활동가 추천을 받아 두 사람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들에게는 상금과 부상이 주어졌다. 선정기준은 활동경력, 사회적 영향력, 활동실적, 헌신성 등. 동범상은 충북지역의 전분야에 걸쳐 시민운동을 주도해온 故 최병준 선생을 기리는 의미에서 지난해 제정됐다. 그리고 2004년 한 해 동안 충북지역을 달군 10대 시민운동으로는 원흥이 생태보전, 탄핵무효 촛불집회, 신행정수도사수·지방분권, 화상경마장 반대, 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 17대 총선 낙천낙선, 학교급식조례 제정, 성매매방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장애이동권확보운동 등이 꼽혔다. 염우 -환경운동가 ‘각인’시킨 원흥이문제 해결사 ▲ 염우
동범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염우 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37)은 원흥이 생태보전운동을 주도하면서 환경운동가로 확실하게 각인됐다.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집행위원장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 집회, 농성, 단식, 삼보일배, 항의방문 등 크고 작은 사안을 일일이 챙기며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그는 머리가 기를만 하면 삭발을 해 운동 기간 동안 거의 짧은 머리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에서는 원흥이문제의 극적 타결을 불러온 주인공으로 꼽고 있다.

원흥이 생태보전운동은 지난해 청주지역의 핫이슈로 행정기관과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의식을 불러 일으켰고, 토지공사 택지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전면에서 부각시켜 생태적 택지개발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운동은 청주지역 NGO 단체들의 활동성을 배가시키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만여평의 보전구역 확보로 두꺼비서식지 보전 가능성이 생겼고 우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생태보전을 테마로 마음껏 집중해 싸운 점, 그 과정에서 잠재되었던 활동가를 발견하고 지난해 전국적으로 환경사안이 해결되지 않은데 반해 타결을 도출함으로써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 토지공사충북지사와의 상생의 대타협을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도한 점도 원흥이 생태보전운동이 남긴 성과였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초기에 두꺼비서식지를 발견하고 서식지보전운동에 주력했더라면 어려움도 덜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더 컸을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폭넓게 포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충북권 의원들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충북대 환경공학과 출신으로 지난 96년 청주환경운동연합 조직부장을 맡으면서 환경운동과 인연을 맺은 염 처장은 이후 무분별한먹는샘물반대충북도민대책위 간사, 쓰레기문제해결을위한충북시민운동협의회 사무국장,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사무국장, 옛종축장지키기충북도민대책위 간사,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집행위원장으로 본격적인 운동을 벌였다.

“새해에 하고 싶은 일? 원흥이운동 열심히 했다는 말은 들었으나 단체나 집, 아내가 하는 제과점에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했다는 소리를 들어 올해는 충북환경운동연합 안살림을 챙기고 돈도 잘버는 운동가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며 “동범상은 소중한 상이지만, 스스로 시민운동가의 모범적 품성에 미치지 못해 내 개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원흥이를 지키기 위해 애쓴 분들을 대신해 받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장민경-‘촛불집회=장민경’ 성립시킨 활동가

   
▲ 장민경
장민경 충북평화통일연대 사무국장(35)은 지난해 평화통일 운동과 탄핵무효 촛불집회, 이라크 파병반대, 故 김선일씨 추모 촛불집회, 국보법 폐지운동 등에 주력했다. 그것도 실무자로 나서 집회를 기획하고, 참여를 독려했으며, 일반인들에게까지 운동의 취지가 전파되도록 발로 뛴 주인공이다. 그래서 장 국장은 지난 99년 지역시민사회운동에 투신한 이래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눈부신 활동을 펼친 것이 인정돼 이 날 상을 받았다.

특히 촛불집회 뒤에는 언제나 장국장이 있어 지역에서는 ‘촛불집회=장민경’으로 통한다. 2003년에도 여중생추모 촛불집회를 이끈 바 있다. 장 국장은 “기쁘면서도 부담스럽다. 지역 운동가들 중에서는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고 선배들이 많은데 이런 상을 받게 돼 어쩔 줄 모르겠다. 평화통일운동이나 탄핵반대, 국보법 폐지 같은 것은 굳이 내가 아니어도 누구든 해야 할 일이고, 단체들의 연대사업이라고 볼 수 있어 더욱 그렇다”고 소감을 밝힌 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운동을 되돌아보며 또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통일행사를 할 때 특히 어려웠는데 지역에서 원흥이문제 등 사안이 많이 생겨 폭넓게 하지 못한 점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호응이 따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탄핵반대나 故 김선일씨 추모 집회 같은 것이 그랬다. 반면에 국보법 폐지는 정치권의 문제로 치부되니까 관심도가 매우 낮았다. 그래서 집회를 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 중이다.”

청주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재학 중 학내 등록금투쟁에 참가하면서 ‘운동권’이 된 그는 졸업 후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면서 수배 끝에 잡혀 3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했다. 이후 충북민권공대위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통일운동에 매달려온 그는 2005년에도 통일운동에 주력할 뜻을 비쳤다. “통일운동은 우리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운동이라서 더 어렵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남북공동행사준비위원회가 상설조직으로 만들어지고 확대돼 잘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 운동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를 생각 중이다.”

새해 소망 역시 ‘통일운동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는 장 국장은 다시 한 번 새해 소망을 묻자 “살 빼는 것, 그리고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인데 돈 걱정 안하고 집회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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