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특집 ‘공약을 말하다’ - 증평·진천·음성군]
‘노동과 인권’ 강조하고 민중가요 부르는 경찰출신 임호선
공수처폐지, 북·중 편향외교로 안보 위태, 검찰출신 경대수
시민사회 정책제안에 대해 임 ‘모두수용’ VS 경 ‘일부수용’
성향은 반대지만 공약은 일란성…공약 대부분 군수가 할일

<충북인뉴스>는 다가오는 4·15 총선을 맞아 특집 ‘공약을 말하다’를 준비했다. ‘일단 내고 보자’는 선심성 공약, 이미 추진되는 정책을 새로운 정책으로 포장하는 기만형 공약 등 유권자의 눈을 속이는 ‘나쁜 공약’은 물론이고,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좋은 공약’까지 찾아봤다. 충북 8개 선거구 후보들은 어떤 공약으로 맞붙고 있을까. - 편집자 주

 

 

“경찰혁신단·새경찰추진단장 등 각종 테스크포스를 이끌며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경찰 개혁의 토대를 마련”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후보 공보물)

“민주와 인권, 노동의 가치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방명록)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 검찰 인사 학살등을 통해 정권 비리를 덮고 장기독재하겠다는 야욕” (미래통합당 경대수 후보 공보물)

“9·19남북군사합의서, 대 중(中) 3불정책,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지소미아 파기 등 4대 안보 포기정책을 폐기하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 (미래통합당 경대수 후보 매니페스토 답변서)

21대 총선 충북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이하 중부3군 선거구)에는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기호1번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기호2번 미래통합당 경대수, 기호7번 국가혁명배당금당 장정이 후보 등 3명이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중부3군 선거구는 후보자가 확정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경찰출신인 임호선 후보와 검사 출신 경대수 후보가 맞붙게 되면서 ‘경찰과 검찰’, “검찰과 경찰‘ 이라는 대립구도가 형성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후보의 공보물과 선거운동 과정을 살펴보면 ’경찰과 검찰‘이라는 대립구도 보다는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색채가 더 도드라진다. 임호선 후보는 진보적 색채가 뚜렷하다. 대중들 앞에서 ’민들레의 투혼으로‘라는 민중가요를 직접 기타를 치며 거리낌 없이 부른다.

취약계층 노동자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와 인권, 노동의 가치를 목숨처럼 여기겠다“고 강조한다. 이런 탓인지 중부3군 선거구에 속해있는 상당수의 노동조합들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가릴 것 없이 임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진보와 보수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검경 개혁문제에 대해서 임 후보는 일관되게 경찰개혁을 강조한다. 그는 선거공보물에서 “경찰 개혁은 꽃길이 아니다. 진정한 민주·인권 경찰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진보의 가치중 하나인 ‘민주와 인권’을 유독 강조한 것이다.

 

반면 경대수 후보는 보수의 전통적 가치인 ‘안보’를 강조한다. 경 후보는 선거 공보물에서 “북한과 중국편향정책으로 국가 안보는 해체되괴 외교는 고립 무원에 빠졌다”고 밝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후보자 질의에 대해 “지소미아 파기,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 4대 안보포기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답변했다.

검경 개혁방안에 대해 임호선 후보가 ‘민주와 인권’을 강조했다면 경대수 후보는 ‘공수처 폐지’를 공약했다. 경 후보는 공수처에 대해 “정권비리를 덮고 장기독재하겠다는 야욕”(경대수 후보 공보물)이라고 규정했다. 임호선 후보가 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언급하는 반면 경대수 후보는 ‘노인청 신설’ 등 노인층을 강조한다.

시민사회 제안 ‘모두 수용 임호선’, ‘일부 수용’ 경대수

임호선 후보와 경대수 후보는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충북연대회의)가 제안한 총선 정책과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지난 달 8일 충북연대회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임호선 후보는 국회의원 특혜축소 및 국회개혁, 노동·여성·인권·환경 등 34개 정책과제에 모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충북지역 8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 중 임호선 후보 외에도 청주상당 김종대(정의당)·김홍배(민생당), 청주청원 김수민(미래통합당)·이명주(민중당) 후보가 ‘모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충북연대회의 입장에선 임호선 후보가 만점 후보인 셈이다.

반면 경대수 후보는 11개만 채택하고 20개는 부분채택, 3개는 채택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경 후보가 전면채택하기로 한다고 답변한 항목 11개는 답변서를 낸 후보자 중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 후보는 학생인권법 제정 등 3개 정책의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기후변화 대응법에는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방송사의 비정상적인 노동구조 개선법안 마련에는 ‘의견수렴이 필요’ 하다는 이유로, 노동허가제 도입 부분에 대해서도 부 부분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선의원 경대수 후보, 공약 재탕 많고

첫 출전 임호선 후보, 베끼기 논란 일어

 

‘진보와 보수’라는 뚜렷한 성향 차이를 보인 두 후보였지만 지역 공약과 관련해서는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도로를 증설·확장 하거나 철도 노선을 신설하거나 개설하겠다는 내용도 비슷했다. 중부고속도로 확장 문제, 중부선(중부내륙선지선) 철도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지역개발공약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중부3군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내건 공약과 동일하거나 약간 변경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국회의원의 기본 활동이 입법과 예산감시라는 것을 감안하면 자치단체장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영역의 일들을 과도하게 공약에 포함시켰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삼선에 도전하는 경대수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이미 지난 선거에 발표했던 공약들도 다수 눈에 띤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 후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 중부고속도로 확장 조기추진’을 공약했다. 이번 총선에선 ‘중부고속도로 전구간(남이~호법JCT) 확장 추진’을 공약했다.

2016년 ‘중부내륙철도 계획기간내 완공’, ‘중부선(중부내륙지선)’ ‘증평읍 우회도로망 구축’을 공약했던 경 후보는 이번 선거에선 ‘수도권과 연결되는 충북권 광역 철도망 구축’, ‘감곡역~금왕읍~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노선 47㎞)’, 증평읍 우회도로망 구축을 공약했다. 2016년 ‘음성읍~동서고속도로 신니IC 연결도로 국지도 승격’을 내걸었고 이번 선거에선 ‘음성읍~신니 도로사업’을 약속했다.

또 2016년 20대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노인청 신설’을 공약했다. 경대수 후보의 공약 중 재탕 공약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 반면 이번 선거가 첫 출전인 임호선 후보는 경대수 후보로부터 “공약을 베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9일 경대수 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후보의 공약은 음성군의 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 후보측은 “임호선 후보가 선거공보에 기재한 10개의 음성군 공약이 음성군에서 제공한 ‘제21대 총선 음성군 주요현안 제공자료’와 순서도 똑같고, 단어도 똑같다”고 지적했다. 경 후보측의 지적에 대해 임호선 후보는 9일 진행된 KBS방송토론회에서 “공약 개발에 시간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자료가 충분치 않아 각 군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을 공약에 담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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