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특집 ‘공약을 말하다’ - 충주시]
이종배 후보, 82개 공약 중 30여개 충주시장 공약과 동일
재탕 기본,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도 포함돼 있어
‘충주~서울 30분대’, ‘충주~청주공항 20분대'’…방법은 실종

<충북인뉴스>는 다가오는 4·15 총선을 맞아 특집 ‘공약을 말하다’를 준비했다. ‘일단 내고 보자’는 선심성 공약, 이미 추진되는 정책을 새로운 정책으로 포장하는 기만형 공약 등 유권자의 눈을 속이는 ‘나쁜 공약’은 물론이고,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좋은 공약’까지 찾아봤다. 충북 8개 선거구 후보들은 어떤 공약으로 맞붙고 있을까. - 편집자 주 

이종배(미래통합당)·김경욱(더불어민주당)·최용수(민생당) 후보가 맞붙고 있는 충주시 선거 판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넘쳐나는 지역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가 지자체 장을 뽑는 지방선거인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인지 헷갈릴 정도로 후보들은 개발을 통해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이루겠다고 주장한다. 충주발전을 원하는 지역민들의 표심을 얻어 보겠다는 의도다.

 

'기만형+재탕' 공약 넘쳐

‘공약 왕’은 단연 3선에 도전하는 이종배 후보다. 이 후보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무려 82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산업 및 일자리 5개 △문화·체육·관광 16개 △정주여건 15개 △SOC 15개 △농업 11개 △민생 11개 △기타 9개 등 82개다.

총 사업비 5600억 원이 드는 ‘바이오헬스 국가산단 지정’을 비롯해 ‘수소전기차 산업특구 조성’, ‘국립충주박물관 조기건립’ 등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의 걸쳐 지역발전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약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미 조길형 충주시장이 2018년 시장 출마 당시 충주시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약과 동일하다. 공약으로 굳이 내걸지 않아도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얘기다.

충주시 홈페이지 캡처
충주시 홈페이지 캡처

이종배 후보 공약을 분석한 결과 82개 공약 중 30여개는 조 시장 공약과 일치했다. 특히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수소전기차 산업특구’ 조성, 동충주 산단 충주 드림파크 산단조성 등은 국책사업으로 충주시는 이미 지난해 12월 ‘정상’추진되고 있다고 발표한바 있다. 심지어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 최종선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발표했던 공약이었고 충주시에서는 ‘우수’하게 진행된다고 평가를 내린바 있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후보
이종배 미래통합당 후보

이종배 후보 김성훈 보좌관은 “충주시와 함께 노력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국가사업을 딸 수 있었던 것은 이 후보가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국비사업 딸 때 행정적인 것을 시에서 해주면 국회의원은 장관을 만난다거나 내부적으로 사업을 검토할 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 관련 산업은 이 후보가 다 따온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재탕공약도 눈에 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20대 국회의원 공약이행현황 자체평가표 및 의정활동 결과표’에 따르면 이종배 후보는 2016년 20대 국회 출마 당시 75개 공약을 제시했었고 4년 동안 ‘완료’된 공약은 29개, ‘추진 중’은 41개, ‘보류’는 2개, ‘폐기’된 공약은 4개다. 지난 국회에서 공약의 3분의 2가량을 지키지 못했고 3분의 1은 21대 국회에서 다시 해보겠다는 것이다.

 

입법보단 SOC에 치중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충주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넘쳐나는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다. 이종배 후보가 각종 산단조성으로 SOC공약을 밝혔다면 국토부 2차관 출신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욱 후보는 교통공약을 대거 발표했다.

김 후보는 충주가 낙후된 것은 교통망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교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충주호 동서 횡단 관광고속도로와 충주∼서울 고속도로 건설 추진, 내륙형 수상 관광 특화지역 조성, 특히 충주에서 서울 강남권까지 30분 대, 청주공항까지 20분대에 다다를 수 있는 고속철도망 구축을 약속했다. 또 충주역을 고속철도 환승역으로 만드는 정책을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10년 동안 우량 대기업 10개 정도를 유치하고 충북도청 제2청사를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공약이행 방법은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담당자는 "국책사업이고 이런저런 관계가 되어 있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국토교통부 출신으로 경험, 인맥, 경륜을 잘 활용해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SOC공약의 남발은 비단 충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8일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GTX, KTX, 철도, 고속철, 지하철, 전철, 도로가 들어간 SOC공약은 전체 공약에서 14%를 차지했다. 예산만 327조 원이 넘는다.

김미진 충북·청주경실련 부장은 “국회의원이 할 일은 국가 예산을 따와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개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입법과 국정 감독 등을 통해 균형있는 국민의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며 "선거에 이기기 위한 공약보다는 실제 입법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최용수 민생당 후보
최용수 민생당 후보

한편 민생당의 최용수 후보는 지방자치, 지방분권, 지방정부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른바 물길, 하늘길, 철길을 새로 열겠다고 주장한다. 중앙정부 경험은 없지만 법을 바꿔 지방 정부의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국책사업을 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우선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최 후보는 △세비 평가위원회 설치 △보좌진 연차적 축소 △국회의원·고위공직자 특권·반칙 금지법 추진 △대통령 권한 축소 개헌 추진 △행정구역 개편과 연계한 광역·기초의회 통합 조정 △이익 공유제·기업지배구조 법안 추진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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