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핵심부품기술 국내 전무, 중국이 독점… 부품 국내조달율 20% 안돼
충북대출신 농민운동가 정형균 씨, 지난해 (주)이노드와 드론FC 개발 성공
FC는 컴퓨터 CPU 에 해당…지난해 국산1호 농업용 드론 양산 시작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국산FC를 이용해 제작된 드론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지난 해 3월 (주)이노드와 함께 국내에서 최초로 드론FC(비행제어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국산FC를 이용해 제작된 드론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중 하나인 드론. 수년 내에 드론을 이용한 무인택배가 등장하고 드론 택시가 영업을 할 것 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환경부처는 올해부터 미세먼지와 유해화학물질 배출 단속에 드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농작물과 산림에 대한 방제작업에 투입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다.

드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소리 없는 전쟁도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지난 해 12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중국 DJI가 생산한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합의했다.

미국 의회가 내세운 이유는 ‘백도어’ 문제. 백도어는 시스템 관리자가 일부러 열어놓은 시스템의 보안 구멍을 뜻한다. 백도어는 주로 시스템이 고장났을 경우 시스템을 만든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하여금 직접 접속해 들어와 점검하도록 하기 위해 특정 계정을 열어놓는 것이다.

미 의회는 드론에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돼 있는 만큼 중국산 드론이 미국 전역을 날아다니며 촬영한 정보가 백도어를 통해 중국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고 본 것이다.

미 의회는 법안을 통해 중국회사가 생산한 드론으로 촬영한 정보가 백도어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을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12월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해상보안청이 중국산 드론의 조달과 사용을 2020년부터 중단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첨단 드론 두고 세계는 안보전쟁, 기술전쟁

우리는 '국산 드론 있냐 VS 없냐' 논쟁

 

세계 드론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맞서 미국과 일본이 총성 없는 안보전쟁을 펼치며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드론의 국산부품 사용비율은 채 20%로가 안 된다. 일부 매체의 경우 국산부품 사용비율이 10%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품 국산화율도 낮지만 드론의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도 전무한 사항.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컴퓨터의 CPU에 해당하는 드론 FC(Flight controller: 비행제어장치)의 경우 2019년까지는 국내에서 개발된 것이 전무하다.

한마디로 드론에 대한 기술력이 전무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은 2017년 10월 정부가 드론을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하면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같이 결정한 이유는 드론산업 육성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국산기술로 드론을 만들 수 없는 현실에서 사실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내 드론업체 일각에선 FC(비행통제장치)와 부품을 완벽하게 제작하는 곳이 없고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 조립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중소기업간 경제제품 지정 수혜를 볼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껍데기만 국산인 드론제품이 직접 생산으로 둔갑해 인정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됐다.

 

 

 

드디어 나왔다. 국산 드론 FC

지난 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주)이노드, 개발 성공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핵심부품에 대한 자체기술 없이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그쳤던 국내 드론산업에 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해 3월.

우리기술진흥법인(대표 정형균)과 (주)이노드(대표 정철훈)는 지난해 3월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보조경기장에서 '국내 최초 상용화 FC 및 AMU 기술 발표회와 이를 탑재한 ‘케이드론(Kdr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드론 핵심부품 국내최초 상용화’란 행사명처럼 이날 시연행사는 각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를 반증하듯 행사에는 신정훈 청와대 전 농정수석비서관과 전남도청·농촌진흥청·한국농어촌공사· 농협중앙회·경북대등 주요기관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공개된 핵심부품 기술은 FC와 AMU(Agriculture Management Unit: 농업용자동방제시스템).

모두 우리기술진흥법인과 (주)이노드가 개발한 국산 기술이다.

이날 공개된 AMU는 압력 센서를 내장해 액제 잔량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하고 또 각종 센서를 결합하면 비닐하우스 온도, 습도, CO2 농도 제어시스템 개발 등 스마트 팜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천후 모듈로 제작했다.

이들 두 회사가 개발한 FC와 AMU를 가지고 드론 개발업체인 케이드론이 지난 해 11월 농약 살포드론 Kdrone-1을 출시했다.

Kdrone-1은 속도에 따른 살포량 제어를 통해 방제효과를 높이고 정밀 방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펠라가 4개인 쿼드 콥터로 소음을 줄이고 이동, 보관 및 관리가 편하도록 설계됐다. 또 안드로이드 앱인 '케이드론'을 이용해 작업계획을 미리 설정하고 자율 방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Kdrone-1은 쿼드콥터로 크기 1698x1698x675㎜, 무게 24.48㎏이다. 초속 5m의 속도로 최대 15m 높이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5200W 모터 4개로 구동되며 고탄성 탄소섬유 복합재료와 항공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살포 폭 3.5m에 최대 10L의 농약 살포가 가능하다. 살포 면적은 회당 최대 1헥타르다.

 

춤꾼에서 농민운동가, 드론개발자로 변신한 정형균씨는 누구?

충북대 농화학과 86학번, 충북민예총 민족춤패 활동

유순웅·박종관·오세란 등과 민예총 활동

대학졸업 후 고향 나주에서 농민운동 투신

1995년 농민운동가 고 임만택씨의 영결식 행사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춤을 추는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충북대학교 재학시절 민족춤을 전수받았다. 고향 나주로 내려가기 전까지 충북민예총 민족춤패에서 활동했다.
1995년 농민운동가 고 임만택씨의 영결식 행사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춤을 추는 정형균 대표. 정 대표는 충북대학교 재학시절 민족춤을 전수받았다. 고향 나주로 내려가기 전까지 충북민예총 민족춤패에서 활동했다.

 

드론FC 국산화에 성공한 우리기술진흥법인 정형균(53) 이사장의 삶은 파격의 연속이다. 대학시절 주목받는 ‘민족춤꾼’에서 농민운동가로, 그리고 국산 드론1호 제작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 이사장은 1966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다. 곧바로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지냈고 1986년 충북대학교 농화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시절 정 이사장은 촉망받는 춤꾼이었다. 충북대 동아리 민속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민족춤을 익혔다.

정 이사장이 춤을 출 때 하얀 삼민복 사이로 삐져나오는 근육과 힘줄, 강렬한 눈빛은 판화가 오윤의 작품과 매우 흡사했다. 그의 춤을 본 사람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한다.

농민운동에 투신하기 위해 고향 나주로 내려가기 전까지 정 이사장은 청주에서 충북민예총 민족춤패 활동을 했다. 그 당시 충북민예총에는 연극인 유순웅, 오세란 예술공장 두레 이사장,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활동했다.

정형균 대표(사진왼쪽)과 신정훈 문재인정부 전 청와대 농정수석. 정 대표와 신정훈 전 수석은 나주농민회를 계기로 맺어졌다. 농민운동을 함께 하며 맺어진 둘의 동지적관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형균 대표(사진왼쪽)과 신정훈 문재인정부 전 청와대 농정수석. 정 대표와 신정훈 전 수석은 나주농민회를 계기로 맺어졌다. 농민운동을 함께 하며 맺어진 둘의 동지적관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향 나주로 내려간 정 이사장은 소를 키우면서 나주농민회 활동을 했다. 나주로 내려갈 당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수정 기술을 배웠다.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인물이 문재인정부 전 청와대 농정수석을 지낸 신정훈씨다.

정 이사장은 신 전 농정수석과 함께 농민주유소를 만들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농민주유소는 농민들이 출자해서 농민에 기반한 경제실천체다.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도 춤에 대한 꿈을 놓지는 않았다. 러시아로 가 제대로 춤을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꿈은 한순간의 사고로 물거품이 됐다.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것이다.

정 이사장은 2년 정도 여의도 생활도 했다. 2015년 현 정세균 국무총리의 특별보좌관으로 여의도 생활을 했다.

이 시기에 정 이사장과 드론에 대한 인연이 시작됐다. 국회에서 개최되는 드론 관련 토론회를 통해 농업에 드론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접했고 직접 뛰어들기로 했다.

국내 농업 특성상 가장 힘든 시기인 한 여름에 방제작업이 집중되는데 드론을 통해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17년 정 이사장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고향 나주에서 드론교육원을 정식 인가받았다. 드론 조종자격을 취득한 농민을 양산하자는 취지였다.

막상 해보니 이런 저런 문제가 보였다. 정 이사장은 “드론은 농업에 굉장히 필요한 부분인데 그때 당시에 드론을 제작 하는 국내 산업군이 가지고 있는 세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하나는 농업을 잘 모른다는 것. 두 번째는 국내드론업체가 영세하다는 것, 그리고 우리기술이 없다는 세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산 드론이 없다보니 전혀 생각지 못한 문제가 튀어나왔다”며 “FC가 고장날 경우 AS를 받으려면 중국에 보내야 했다. 수리하는데 3개월 정도가 걸렸다. 6월부터 8월까지 방제작업이 집중되는데 전혀 사용할 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정 이사장이 보기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드론을 만드는 방법 밖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2018년 2월, (주)이노드 정철훈 대표와 손잡고 드론 개발에 착수했다. 정 이사장은 “드론 관련 각종 전시회를 다녀 보면서 우리도 할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하지만 주변에선 ‘그것(FC)은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코웃음을 쳤다”고 말했다.

정형균 대표가 현재 개발중인 'VTOL'. 이 제품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비행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정형균 대표가 현재 개발중인 'VTOL'. 이 제품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비행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정 이사장과 (주)이노드는 개발 연구에 들어간 지 1년 정도 되는 2019년 3월 FC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정 이사장은 “제품 개발 시연회를 한다고 했을 때 ‘거짓말이다’며 주변에서 아무도 안 믿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개발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정 이사장은 “검증하는 기구가 있다. 농업실용화재단에서 농업용 기계 타당성 검증을 하는데 이를 통과했다”며 “공식적으로 국산1호라는 것을 인정받은 것으로 그때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산 드론FC개발과 이를 이용한 농업용 드론개발에 대한 공로에 대해 정부도 인정했다. 지난 해 11월 23일 농림부는 개발자인 이노드의 정철훈 대표에게 농림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정 이사장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 여러 기관으로부터 여러 기술개발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 협약에 따라 발표할 수는 없지만 국내 군수산업과 호주 정부와 함께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드론 기술을 이용한 ‘노지형 자율주행 마이크로 방제기’, ‘수직 이착륙 VTOL 비행체’ 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특성화고등학와 연계해 드론기술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춤꾼에서 농민운동가로, 농민운동가에서 드론 개발가로 끊임없이 변신한 정형균 이사장. 사고로 한 팔을 잃은 고난을 겪었지만 그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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