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화) 전면 폐쇄 돌입·21일(금) 방역 마무리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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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발길이 끊겼다. 평소라면 주차 대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거리가 여유롭다. 20일(목) 충북 증평군 육군부대 대위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부터 거리의 모습은 확연하게 달라졌다. 

신천지예수교회(이하 신천지) 신자였던 여자친구에게 대위가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북 청주시 중앙동 상권도 얼어붙었다. 중앙동은 신천지 교육 시설을 중심으로 포교 활동이 이뤄져 신자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이다. 이번 감염자 발생이 중앙동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식당 출입문을 열자 앞치마를 걸친 사장님이 걸어 나왔다. 식당 내부는 불이 꺼져있다. 중앙동 맛집으로도 유명한 집이지만 오늘만큼은 ‘꽝’이다. 신천지 교육 시설이랑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아유. 말도 마요. 손님들이 ‘여기 신천지 많이 왔다 갔다면서요?’라고 계속 물어봤어요. 거리는 깨끗해져서 좋다만 앞으로가 걱정이죠. 더 나오면 어쩔 거야. 진짜.”

음식점 사장 A 씨는 가슴을 쳤다. 어제를 기점으로 북적이던 점심시간이 사라졌다. A 씨는 “오늘 몇 테이블 받지도 못했다”며 “그마저도 문 닫은 식당들도 있으니 갈 곳 없는 손님들이 급하게 먹으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줄어든 손님, 문 닫은 가게까지

삼각김밥, 샌드위치, 케이크…. 편의점 내 신선식품 매대 위에 상품들이 빽빽하게 진열돼있다. 식사 시간 전후로 신천지 교인들이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자주 들르는 편의점. 지금은 다르다. 신선식품 폐기물량도 2배로 늘었다. 신천지 교육 시설이 폐쇄되면서 발길을 끊은 탓이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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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가 그렇잖아요. 원래라면 신천지 때문에 차 댈 곳이 없을 정도인데…. 이번에 교인들이 확 빠지면서 주차난 원인이 신천지 때문이라는 걸 새로 아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예요.”

편의점주 B 씨는 코로나 여파로 달라진 중앙동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 지역 공영주차장 관리인 C 씨도 마찬가지다. C 씨는 “보시다시피 거리에 차량 대수부터 달라졌다”고 전했다. 중앙동 거리에는 이번 여파를 고려한 것인지 영업하지 않는 음식점이 몇 군데 보였다. 인근 카페 3곳을 둘러봤다. ‘ㄱ’ 카페에만 테이블 하나가 찼다. 

21일, 모든 시설 방역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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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 및 성전 출입을 통제합니다. 온라인 및 가정예배 부탁드립니다'.

중앙동 신천지교회 입구에는 팻말이 나붙었다. 코로나 19 사태에 ‘신천지’가 등장한 것은 대구가 시발점이었다.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과 그 관련인들이 대거 확진자로 판정 나면서 교회는 18일부터 전면 폐쇄에 들어갔다. 

신천지 총회 본부는 “21일까지 전국 74개 교회 전체와 부속기관, 부대시설에 대한 방역을 완료할 것”이라며 “18일부터 전국적으로 모임과 전도 활동을 일체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도내 3개 신천지 교회 및 교육시설 등에 대해 폐쇄 조치하고, 신도들의 출입 여부를 담당 공무원이 직접 확인할 계획”이라며 “대구신천지교회와 연관성 있는 신도가 있거나,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여부를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기준 확진자는 204명으로 알려졌다. 21일 하루 만에 전일 대비 100명의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감염자 186명을 넘어섰다. 특히 감염자 70%가 대구신천지교회와 관련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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