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무조사의 달인, 공동택지 전매탈세 215억 추징

변호사의 ‘반칙’을 세무공무원의 ‘원칙’으로 바로잡은 강단 있는 인물, 기획세무조사의 달인 등 숱한 명예스러운 별칭을 갖고 있는 청주출신 홍순필 대전지방국세청 조사2국 조사1과장(52)이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홍 과장은 31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홍순필 과장은 최근 한국토지공사가 개발한 전국 각 지역의 공동택지를 분양대금의 10%만 계약금으로 불입한 뒤 중도에 거액의 프리미엄을 받고 아파트 시공업체 등에 분양권을 전매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해온 부동산투기 및 탈세사범을 적발한 화제의 인물이다. 홍 과장은 이를 위해 자신을 포함해 9명의 정예요원으로 팀을 구성, 무려 40여일간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치밀한 기획조사 끝에 대어를 낚아내는 강단과 능력을 증명해 냈다.

홍 과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기획세무조사 ‘드림팀’은 이번 사건을 통해 215억원에 달하는 탈세부분을 확인, 추징하는 한편 투기사범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 추징액 전액에 해당하는 ‘조세채권’을 확보하는 치밀성까지 과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뿐 아니다. 홍 과장은 몇해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대전법조비리’ 사건의 단초를 밝혀낸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홍 과장은 대전에서 활동하던 이 아무개 변호사에 대해 사상 유례가 없는 특별세무조사를 실시, 이 변호사의 비리를 적발해 냈는데 이 사건이 추후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하는 도화선이 됐다.

물론 국세청 내부에서는 “세무공무원의 ‘원칙’이 변호사의 ‘반칙’을 눌렀다”는 유명한 일화가 역사의 새 기록으로 남겨지는 순간이었다. 온갖 회유와 법 전문가인 조사대상자의 고발 등 엄청난 저항에도 흔들리지 않고 변호사에 대한 사상 초유의 세무조사를 통해 조세정의를 세운 홍 과장은 “전문직종인 변호사에 대한 세무조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원칙에 대해서는 강철처럼 단단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홍 과장이지만 직장에서는 ‘전통녹차와 함께 하는 토론회’를 통해 활기찬 근무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민주적인 리더십의 전형까지 보여준 점이 인정돼 얼마전 총리실 점검결과 최우수관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1972년 청주상업고교를 나와 공직에 투신한 홍 과장은 2002년 고려대 행정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쳤다. 1985년 재무부장관 표창, 1989년 국세청장 표창, 1990년 국무총리 표창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는 홍순필 과장은 훈장 다음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표창 수상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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