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옆 49층 아파트 - 북청주역 부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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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옆 49층 아파트 - 북청주역 부지 '미스터리'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9.12.31 1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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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층까지 허용하다 2년뒤 시장 바뀌고 49층 인허가
육군 공매 땅 9천평 매입 4년뒤 인근에 북청주역 입지
2020년말 완공예정인 청주시청옆 49층 아파트 건립 현장.
2020년말 완공예정인 청주시청옆 49층 아파트 건립 현장.

청주시가 향후 건립예정인 대규모 공공건물로 통합시청사와 북청주역사(驛舍)를 꼽을수 있다. 새 청사는 1월중 설계 공모예정이며 북청주역은 사실상 위치가 확정돼 기재부에 실시설계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도심 유동인구 증가와 역세권 개발 기대감으로 지역 부동산업계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건물이다. 그런데 두 건물과 인접한 요지에 청주 중견 설계감리회사 A회장이 각각 8000~30000㎡에 달하는 큰 땅을 소유 또는 매각해 논란이다.

15층 규모의 새 청사가 들어설 현 시청사 뒷편 7904㎡ 땅에는 현재 49층 주상복합아파트 3개동이 신축중이다. 이미 절반이상 골조공사가 진행돼 인근 25층 아파트를 압도하고 있다. 이 땅은 A회장이 대표를 맡고 부인이 감사로 있는 부부법인 '블루오션'을 통해 2014년 120억원에 공매했다는 것. A회장은 토지매입 2년만에 충북도와 청주시로부터 49층 아파트 건설 사업승인을 받아냈다. 하지만 통합시청사 건물 뒤에 49층 초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여의치않자 A회장은 사업부지를 금강주택에 매각하고 아파트 설계를 맡기로 했다. 매각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설계 용역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회장의 49층 아파트 건립사업이 승인받는 과정이다. 2015년 8월 청주시 건축·경관·교통심의위원회에 참관했던 모씨는 "(심의위원들의)토론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뜻밖에 의견제시가 별로 없었다. 유일하게 한 위원이 도시경관 훼손의 이유를 들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냈었다. 통합 청주시청사가 바로 옆에 세워지는데 이 문제를 꺼내는 위원이 아무도 없었다. 그때 심정은 '도시건축경관위원회가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위원으로 참석한 청주시 담당국장은 해당 위원이 '청주시의 판단은 어떠한가?'라고 묻자 '건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사업승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는 것. 결국 시청 국장도 통합시청사 건립 예정지와 얽힌 문제점에 대해서는 함구한 셈이다.

북청주역 예정부지와 A회장 소유땅 사이엔 기존 철로육교가 있어 향후 역세권 개발시 연결도로 개설이 예상된다.
북청주역 예정부지와 A회장 소유땅 사이엔 기존 철로육교가 있어 향후 역세권 개발시 연결도로 개설이 예상된다.

49층 아파트 지반공사로 민원이 제기됐던 인근 대우타워 아파트 일부 입주자들은 청주시의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입주자 Q씨는 "2013년께 한범덕 시장 재임시에 거기 20층 아파트를 지으려다 우리 주민들이 반대해서 18층으로 낮아졌다. 그때도 A회장의 회사에서 설계 인허가를 맡아 추진했는데  결국 부도가 났고 2년 뒤 이승훈 시장으로 바뀌고 A회장이 땅을 사더니 49층 건립승인이 났다. 몇년만에 20층에서 49층으로 바뀌니 주민들이 정상적인 행정행위라고 믿겠는가? 지역에서 전국 규모로 성장한 중견기업 사업주가 이웃 주민들의 민원도 묵살한 채 땅으로 한탕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A회장은 "예전에 이미 30층 건립 승인이 났었는데 해당 건설업체가 PF(project financing)대출을 받지 못해 포기한 것이다. 이후 건축법상 사선제한이 완화되면서 상업지역의 용적율이 크게 높아져 49층 인허가가 가능했던 것이다. 원래 그곳에 내 땅이 1800㎡정도 있어서 2007년 주차장 영업을 시작했고 나머지 땅 매입도 하게 된 것이다. 땅투기를 목적으로 매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A회장 소유 땅에 대한 또다른 의혹은 청주테크노폴리스(TP)내 북청주역사 부지를 둘러싸고 제기됐다. 역사 예정부지는 흥덕구 원평동 산 9-5 일대로 사실상 확정돼 국토부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역사 부지에서 충북도 철도를 사이로 불과 50m 지점에 A회장이 소유한 2만9645㎡의 방대한 자연녹지가 있다. 이땅은 지난 2015년 육군의 청주통신기지 매각 방침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를 통해 41억 4640만원(평당 46만원)에 매입한 것이다. 1차 공매에 단독응찰해 예정가보다 1만9000원을 더 써서 낙찰된 것. 이에대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4년여전에 그 지역 대규모 자연녹지를 1차 공매가격으로 낙찰받은 것은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사전에 개발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지 않으면 그런 무모한 배팅은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A회장이 1차 공매에 단독응찰해 낙찰받은 문암동 육군 통신기지
A회장이 1차 공매에 단독응찰해 낙찰받은 문암동 육군 통신기지

청주TP에 북청주역이 설치된다는 사실은 2012년 지역언론에 첫 보도됐다. 하지만 어느 위치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고, 신설역 위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결정해 국토부가 고시하게 된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이 일환으로 청주역과 오근장역 사이에 북청주역을 설치하고 청주역은 화물 중심역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한 철도시설공단은 노선기본계획에 북청주역의 위치를 청주TP 서쪽의 LG로 인근으로 잡았다. 기존 광역도로망을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충북도와 청주시는 철도시설공단에 북청주역 위치 변경을 요청했다. 기존 LG로에서 400m 가량 우측으로 옮겨야만 청주TP 중간지점에 위치해 역활성화와 역세권 개발에 용이하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북청주역 입지는 철로위 오버브릿지(육교형 도로)를 거쳐 A회장 소유땅과 연결되는 예정부지로 뒤바뀌게 된다.

이같은 입지 변경에 대해 청주시 담당공무원은 "시는 애초부터 기존 아파트 단지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등을 감안해 현 부지를 제안했다. 그런데 철도시설공단에서 예산을 감안해 LG로 쪽으로 기본계획을 잡은 것인데 우리가 연결도로망 확충과 역세권 개발계획 등으로 설득해 변경 고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부동산 관계자는 "청주시의 기본 입장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A회장의 땅은 투자 1순위가 됐을 것이다. 4년전 평당 46만원꼴에 산 셈인데 이미 7~8배는 뛰었다고 볼 수 있다. 역세권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고 아예 49층 역세권 아파트를 또다시 짓는다면 개발수익률은 엄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A회장은 "문암동 땅은 미호천이나 생태공원과 가까워 노후에 쉴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다. 공매절차를 통해 정당하게 매입한 것인데 어떻게 부동산 투기가 될 수 있나? 북청주역 입지는 전혀 고려한 적도 없고 부동산업자를 끼지않고 깔끔하게 매입할 수 있어서 선택한 것이다. 앞으로 지역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A회장이 운영하는 설계감리회사는 지난해 서울 강동구가 공모한 택지개발사업 제안서가 채택돼 조만간 서울로 본사를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가 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본사 이전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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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ㅅ 2020-01-04 14:15:53
제대로 조사들어가야한다고 봅니다. 여간 수상한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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