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시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박노해 시집 中

(제공=음성타임즈)
(제공=음성타임즈)
(제공=음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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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를 맞아 음성 꽃동네 가족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24일 저녁 7시부터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시작된 성탄축하공연에는 노숙인 시설, 환희의 집, 천사의 집, 요셉의 집, 믿음의 집 등 13개 시설의 가족, 봉사자, 직원들이 함께 준비한 공연을 3시간여에 걸쳐 선사했다.

아기예수께 드리는 분향과 경배에 이어 봉헌된 성탄전야미사에서 꽃동네 창설자 오웅진 신부는 “사랑, 자선, 봉사, 희생, 속죄하는 삶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이를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을 받아들여 복지, 사랑의 공동체인 꽃동네가 탄생했다”며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 왔다. 우리 모두 이웃의 고통을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자”고 간구했다.                       

천주교청주교구 장봉훈 주교는 꽃동네에 보낸 성탄 담화문을 통해 “평화는 우리 모두의 갈망이다. 평화의 강력한 무기는 사랑”이라며 “꽃동네는 행동하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행동하는 사랑’ 꽃동네의 성탄 전야모습을 <음성타임즈, 음성의 소리>에서 전한다.

(제공=음성타임즈)
(제공=음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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