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미래인재육성 논의’는 다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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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미래인재육성 논의’는 다 어디로 갔나?
  • 최현주 기자
  • 승인 2019.12.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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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TF팀 회의, “도대체 무엇을 논의했나?”
충북도교육청 고심한 미래인재육성안, 충북도 단호히 거절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고교 혁신, 미래인재육성모델'을 발표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고교 혁신, 미래인재육성모델'을 발표했다.

 

충북의 미래인재를 육성하자며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이 TF팀까지 만들어 회의를 하고 연구를 한지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은 3개월마다 모여 명문고 또는 충북의 미래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회의를 하고 실무 담당자들끼리는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동안 도와 도교육청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충북으로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도내 기관·기업 임직원 자녀에게 고등학교 입학 특례를 주자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매번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였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도나 교육청 관계자들은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었다.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도 전했다. 이제는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다 보니 안부까지 묻는 친밀한사이가 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양 기관이 그동안 명문고 또는 충북의 미래인재육성방안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이었기에 TF팀의 공감대 형성'은 반가웠다. ‘이제는 정말 뭔가 바뀔 수 있는 걸까?’ 일말의 기대도 생겼다.

드디어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지난 231년 동안 고민한 결과라며 미래인재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고를 비롯해 외고, 예고, 체고, 과학고, 특성화고 등 충북지역 고등학교 전체의 변화를 망라하는 내용이었고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앞으로 5, 10년을 내다보고 꾸준한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충북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3가지 안을 도에 제안했다. 과학고의 영재학교 확대전환 지원, 영재교육지원센터 설립지원, 인재양성재단의 교육사업 확대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발표는 23일이었지만 이미 도교육청은 11월부터 도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해왔고 도에서 자체적으로 고민해주길 바랬다. 그리고 1220TF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구체적인 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도는 23일 도교육청 발표 이후에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합의된 바가 전혀 없고 교육과 관련된 일은 도교육청이 알아서 할 일이지 교육과 관련된 일을 지자체에 제안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돈도 없어 투자는 불가하다고도 잘라 말한다. 오세동 정책기획관은 도교육청이 발표한 안은 원래 교육청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진작에 했어야지 이제 와서 도에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다. 오히려 그럴 줄 알았다는 태도다. 그리고 도교육청이 발표한 안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고 계획했던 규모가 다소 축소되더라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쉬움을 넘어 참으로 허무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TF팀에서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과연 양 기관은 무엇을 공감하고, 무엇을 공유했다는 말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년이 지난 현재도 도는 여전히 공부 못하는 대다수 아이들에겐 관심이 없고, 도교육청은 한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며 느리지만 모든 아이들을 끌어안고 가겠다고 한다.

사실 교육계 많은 이들은 도교육청 주장을 지지한다. 획일적인 줄 세우기 교육으로는 더 이상 미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의미 또한 없다고 한다. 교육은 상품재가 아닌 공공재로써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미래교육은 지자체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그렇고 서울 및 수도권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마을과 지자체의 협력은 맞춤형 교육 뿐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모두 시간낭비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김병우 교육감도 미래교육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도가 제시해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다. 하지만 도와 도교육청의 합의과정은 사실상 의미없는 일이 돼 버렸다. 차라리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해 무상급식 분담율을 합의할 때 합의 조건으로 제시된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공동 노력 자율학교 지정, 명문고 육성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형 학교모델을 창출 인재양성재단 및 기타 유관기관과 협력체계 구축 등에 동의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도와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TF팀을 계속 유지하면서 논의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 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TF팀 회의 내용이 궁금하지 않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기관의 교육철학. 지난 1년 동안 한 치의 변화도 없는 두 기관을 보면서 많은 학부모들은 실망을 넘어 피곤함마저 느낀다. 충북의 미래인재육성방안 뉴스기사를 작성하는 것 또한 이제는 피곤하고 지겹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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