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수생 마저 떠나는 중소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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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수생 마저 떠나는 중소업체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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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잦은 이탈사고로 인력관리에 애로를 겪는등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제조업체들이 소위 산업연수생 제도를 통해 간신히 노동인력을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으나 이들의 잦은 이탈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0일 청원군 D제조업체에서는 3명의 산업연수생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법체류자의 낙인을 감수하고 잠적해 버린 것이다.
이업체 대표 J씨(55세)는 “요즘은 산업연수생마저 중소제조업체를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98년 IMF가 터진 직후 몰려드는 인력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시절도 있었다.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자를 중심으로 고학력자가 몰려드는 통에 J씨는 이들을 되돌려 보내느라 진땀까지 흘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때 IMF충격이 작용했던 지극히 짧은 시절의 이야기 일 뿐이다. 지난 10월30일 충북도와 노동부가 주최하고 청주노동사무소와 상공회의소 주관으로 개최된 ‘구인구직 만남의 장’에는 아예 참가조차 않았다. “그런 곳에 내 봤자 우리 업체에는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눈물을 흘렸는데 요즘은 일이있어도 힘든일은 안 하려고 그래요”. J씨는 인력을 구하는데 거의 자포자기의 상태다. 만약 사업이 잘되서 확장이 필요하게 될 일이 생기더라도 인력난 때문에 확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한다.
현재 기업체에 배정된 충북의 산업연수생은 1792명 이중 25%정도가 이탈한 것으로 중소기업협동중아회는 밝혔다. 이는 전국 평균 50%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도와 비교할 때는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산업연수생 배정인원은 8만명 이중 4만명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소제조업체는 이탈한 공백인력을 채우기 위해 또다시 산업연수생을 이용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부터 도내 산업연수생 배정인원이 거의 다 차 올 5월에 접어들면서 신규 배정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소제조업체의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대기업의 경우는 훨씬 사정이 좋은 편이다. 주식회사 대농에서는 1년에 100명씩 산업연수행을 모집하여 채용하고 있다. 대농에서는 중국 청도 공장의 사원을 1년간 산업연수생으로 데려와 채용하고 있는데 “원면에서 실까지 뽑아내는 공정을 한국에서 숙련하고 중국 청도 공장으로 다시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해 중소제조업체의 어려운 현실과는 많은 대조를 이루었다.
/곽호식 기자


산업연수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중소제조업제와 산업연수생 눈높이 안맞는다
관리해야 할 산업연수생 알선업체 서울집중이 문제

불법체류자가 되면 월급이 많아진다?
산업연수생의 본봉은 50만원 정도이며 야근까지 하면 80만원 정도 받는다. 하지만 불법체류자가 되면 본봉만 80만원으로 오히려 더 받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초 알선업체를 통해 한국에 올 때는 본봉 50만원을 받기로 약정하고 오지만 산업연수생의 신분을 포기하고 다른 업체로 가면 우리 노동자의 80%~100% 선에서 본봉을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제조업체는 인력이 필요하고 불법체류자라도 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노동자의 80%~100% 선까지 임금지급을 하고라도 불법체류자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연수생 또한 들어 올 때는 약정금액 50만원만을 받고도 일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고 한다. 기술이 숙련될수록 우리 노동자와 비슷한 임금 수준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숙식을 제공하고 있고, 처음에 약정한 것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J씨는 산업연수생의 잦은 이탈이 “불법체류자가 되도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며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못마땅해 했다. 하지만 J씨 또한 불법체류자가 일자리를 구한다면 쓰겠다는 입장이어서 불법체류자 양산의 원인이 되기도 해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불법체류자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작년 7월 29일 한 기업체에서 무단 이탈한 조선족 산업연수생들은 업체 대표에게 미안했는지 편지를 남겨두고 갔다. 편지내용은 ‘900만원을 주고 여기 왔는데 여기 있다가는 그 돈을 언제 갚을 수 있을지 막연해 떠납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J씨는 이에 대해 “알선업체에 뒷거래가 있는 모양”이라고 말 끝을 흐렸다. 산업연수생 알선업체는 대부분 용역업무를 같이 하고 있으며 산업연수생 알선 또한 용역업과 거의 비슷한 개념이다. 일용직 노동자가 용역업체에 꼬박꼬박 소개비를 내는 것처럼 산업연수생도 월 2만 4000원 정도를 알선업체에 내고 있다. 산업연수생이 이탈하는 것이 한국에 오기 위해 썼던 뒷거래 비용을 벌겠다는 마음과 알선업체에 지급하는 소개비가 아깝다는 마음이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J씨는 산업연수생과 한국에 있던 불법체류자들이 서로 연락이 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임금수준 정보를 나누고 있어 소위 괜찮은 업체가 나타나면 이탈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중소제조업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업연수생 알선업체가 공동 관리하고 있는 산업연수생 제도는 충북의 경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태다. 사후 관리해야할 알선업체들이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충북에 배정된 산업연수생의 관리에는 소홀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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