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23일 1년여의 과정을 거쳐 가닥을 잡은 충북 미래인재육성모델을 발표했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충북의 미래인재를 함께 길러내기 위해 이시종 지사께 과학고의 AI 기반 영재학교 전환 지원, 영재교육지원센터 설립 지원, 인재양성재단의 교육사업 확대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라며 "도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첫발을 뗀 만큼 이 지사께서 '화룡점정'을 맺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11일 도와 도교육청이 무상급식을 합의할 때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도 약속해 시작한 만큼 도에서 지원과 함께 매듭을 지어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제안을 받아든 충북도는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명문고 육성의 방향과 결이 다른 데다 합의 과정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도는 정부에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폐지 입장을 밝힌 뒤 입장을 선회해 자사고가 없는 충북 등의 지역에 이전기관 자녀들이 지역 제한 없이 고교에 입학할 때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자사고가 없는 시·도로 이전한 기관·기업 종사자 자녀들은 재학 중학교 소재지와 관계없이 해당 시·도에 소재한 고교에 입학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도교육청도 지난 6월 24일 이 같은 내용으로 교육부에 건의했지만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도와 합의 없는 과학고의 AI 기반 영재학교 전환과 영재교육지원센터 설립, 인재양성재단의 교육사업 확대 등을 내세우며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다.

도 입장에서는 도가 추진하는 명문고와 결이 다른 데다 자사고 개념도 아니어서 도교육청과 아예 다른 명문고 육성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도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오늘 발표한 내용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며 "합의한 내용이 아니어서 취지도 크게 공감하지 않은 마당에 재정 지원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과학고 이전도 오송과 혁신도시로 간다는데 오송으로 가더라도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막연하게 '지원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교육은 교육청이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지만, 명문고 육성은 다른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도교육청이 노력하고 연구한 것이 충북 교육 발전을 위해 꼭 가야 하는 길이면 해야 할 것"이라며 "도와 합의되지 않은 상태서 지원 부분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을 아꼈다.

도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도내 학교 중에서 성적이 좋고 잘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독자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반고와 외고, 체고, 과학고, 예술고, 특성화고, 미래형 대안 교육, 영재교육 8개 영역으로 나눠 미래인재육성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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