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충북 공립 대안학교 발전방안 토론회 열려
은여울중학교 통해 대안·미래학교 발전방안 모색
2022년 은여울중 연계한 은여울고등학교 설립

충북교육연구정보원은 6일 ‘은여울중학교 3년의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충북 공립대안학교 발전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교육연구정보원은 6일 ‘은여울중학교 3년의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충북 공립대안학교 발전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내가 지내왔던 곳과 달랐고 새로웠다. 그 새로움은 신기한 호기심에서 공포로 느껴지기도 했다. 다들 왜 이리 친절하지? 내가 이곳에 와도 되는 걸까?”

 

“은여울중학교에 온 친구들은 모두들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했고 서로 많이 싸우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저희는 서서히 달라져 갔습니다.”

 

“…만약 제가 이 학교에 오지 못했다면 학업중단을 하고 방황하며 살았을 거예요.…이 학교는 저를 ‘낙오자’, ‘문제아’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 학교에요. 그래서 전 여기 있는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7년 충북 최초 공립형 대안학교로 출발한 은여울중학교의 3년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교사, 학생, 학부모는 지난 3년을 떠올리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일주일이면 서너 번씩 경찰이 출동하는 학교. 언제 어디서 주먹다짐이 벌어질지 몰라 늘 맘 조렸던 학교. 일부에서는 대안교육기관으로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비판과 견제의 눈초리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은여울중학교 학생들은 동네 어르신을 찾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직접 담근 고추장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판매도 한다. 지역과 국가를 넘어 미래사회와 기후변화를 걱정하며 변화와 실천을 주문하기도 한다.

그동안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걸까? 소감을 발표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는 울컥하는 감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교육 관계자들도 눈물을 흘렸다.

지난 6일 충북교육연구정보원은 ‘은여울중학교 3년의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충북 공립대안학교 발전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은여울중학교에서 생활했던 교사, 학생, 학부모를 비롯해 대학교수, 교육청 장학사, 도의회 의원이 참석해 그동안 느낀 소감과 앞으로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리고 시렸지만 감동의 시간”

은여울중학교 교육과정을 기획했던 이정주 교감은 “아리고 시린 시간이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했고 이제는 뿌리를 내렸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여울중학교의 지난 3년을 돌아보니 OECD에서 추구하는 2030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의 편견은 있었지만 이제는 은여울의 교육을 어떻게 지속시킬까?, 정체성을 어떻게 잘 유지할까?를 고민한다. 교육계나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의 좋은 교육이 일반학교에 전파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졸업생 권다빈 학생은 “은여울중에 처음 왔을 때는 아수라장이었다. 상처를 받은 학생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들은 변해갔다. 은여울에서 받은 것은 바로 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사랑이다”라고 말했다.

고의남 학부모는 “은여울중학교의 3년은 책으로 써도 모자를 정도로 많은 감동이 있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이 학교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학생들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2022년도 은여울고등학교 설립

이날 토론회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 외에도 이종연 충북대 교수, 충북교육청 김봉호 장학사, 박성원 충북도의회 교육위원도 참석, 은여울고등학교 설립 등 향후 은여울중학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박창호 교장은 “오늘 이 자리는 은여울중학교라는 한 학교의 한계나 성과를 짚어보는 자리는 아니다. 은여울이 만들어졌던 취지를 고민하면서 학교의 가능성과 한계는 어떤 것인지를 짚어보고 충북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김봉호 장학사는 “보통 대안학교 학생이라고 하면 문제아, 상처받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바깥에서 때가 묻은 것뿐이다. 대안학교에서는 그 때를 벗겨주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도에는 은여울고등학교가 설립될 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에서 TF팀을 구성하고 있다. 앞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연계된 공립대안학교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방청객에서는 “2022년은 너무 늦다. 당장 올해 졸업하는 학생들은 진학할 곳이 마땅치 않다. 2021년에 설립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충북대 이종연 교수는 “은여울중학교의 좋은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지속시키면서 학부모교육을 강화하고 긍정 심리학에 입각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은여울중학교 학생들의 구체적인 사례 등을 데이터화하고 대안학교 설립 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성원 의원은 “2021년 은여울고등학교 개교는 행정절차상 사실상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의회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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