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이사장 조합운영 놓고 갈등 해산 움직임까지

충북 폴리에틸렌관공업협동조합이 조합운영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분의 핵심은 이사장이 특정업체에 물량을 편파 배정해왔다는 의혹을 일부 회원사가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이사장은 조합운영과 관련해 최근 중소기업청과 충북도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또한 회원사에 의해 지난 21일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한편 Q사는 이사장의 조합 운영에 불만을 갖고 있던 회원사들로부터 조합해산 서명을 받고 있어 이사장과 회원사들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회원사들의 권익과 이익신장을 위해 탄생한 조합이 어떻게 조합원들에 의해 해산논의까지 이르게 됐는지 알아본다.

회원사 조합운영 5가지 문제 지적

당초 충북폴리에틸렌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2001년 충북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에서 폴리에틸렌관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이 권익과 이익신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조합을 결성해 나온 것이다. 당시 조합설립은 현 이사장이 주도했고 현재 34개 회원사가 등록돼 있으나 실질적으로 물량을 배정받는 진성 회원사는 17개사 정도다.

조합은 연합회가 조달청으로부터 수의계약 받은 물량과 조합이 자체적으로 도내 자치단체와 수의계약해 확보한 물량을 회원사에 배정해주고 있다. 조합은 회원사들에게 물량을 배정하고 수수료를 받아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은 올 1월부터 연합회로부터 자체 계약권을 넘겨받아 계약과 배정을 해오고 있다.

폴리에틸렌관공업협동조합은 나름대로 순항을 했으나 지난 1월 연합회로부터 계약권을 넘겨받아 회원사에 물량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편파배정 의혹이 제기돼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일부 회원사들은 ▲이사장 자격에 의문이 있다는 점 ▲이사장 취임시 인장을 무단 조각한 의혹이 있는 점 ▲단체수의계약 물품을 계약하고 배정한뒤 이사회에 추인을 받지 않은 점 ▲배정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 ▲특별성금 갹출 및 유용 혐의 점 등 5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물량 배정한 뒤 이사회 추인 안받아

이사장 자격의 경우 지난 2001년 조합출범 당시 조합원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이에 대해 최근 충북도는 자체 감사를 벌여 자격에는 문제가 없고 현지 실사에서 공장도 정상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사는 이사장이 폴리에틸렌 제조업에 종사한 적이 없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장 설립이 형식적이었고 생산되는 물품이 폴리에틸렌 제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수긍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사장 취임시 인장을 무단 사용했다는 의혹은 이사장 추천서를 받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조합설립 당시인 2001년 9월17일 열린 임시총회 회의록에는 조합원 11명 가운데 6명이 참석해 이사장 추천서에 도장을 날인했다. 하지만 Q사는 최근 추천서에 도장이 날인된 P모씨가 조합에서 도장을 조각해 날인 한 것으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확인해 줬다고 주장한 반면 이사장은 P모씨가 조합에 맡겨 놓은 도장을 본인의 양해하에 날인 한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H모 이사장은 “당시 회의록을 뒤늦게 작성하면서 전화로 P씨에게 양해를 구한뒤 추천서에 도장을 찍었다. 지금와서 아니라고 한다면 내가 뭐라고 하겠나. 법에서 판단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Q사는 조합이 회원사에 물량을 배정한 뒤 이사회의 추인을 받도록 되어 있지만 추인과정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사장은 “회원사에 물량을 배정한뒤 이사회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10월에 새로 들어온 상무가 이 사실을 알려줘 알게 됐다. 그리고 이사장이 물량 배정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조합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조합형편이 어려워 상무를 고용하지 못해 직접 물량 배정에 관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사장의 조합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회원사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배정기준이 불투명하고 특정업체에 편파 배정했다는 점은 단양군청에서 발주한 공사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조합은 단양군에서 발주한 3억7000여만원의 하수관거 정비공사를 계약한뒤 5개 회원사에 물량을 배정했다. 하지만 Q사는 영업활동을 한 자신들보다 특정업체에 배정이 편파적으로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Q사는 조합으로부터 8900여만원의 물량을 배정 받았지만 설계변경으로 실제 계약금액은 3200여만원에 불과했다. 또한 하수관거 공사의 경우 본관 공사는 설계금액과 계약금액이 큰 차이가 없지만 가지관 공사의 경우 설계 변경이 잦아 계약금액에 변동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 공사 물량을 배정받은 업체들이 이사장과 가깝다고 지목받고 있는 업체들이라는 것.

2개 업체에 20%이상 배정 의혹제기

조합이 취재진에게 공개한 올해(2003.7.1~2004.6.30)회원사 배정현황에 의하면 조합은 연합회에서 배정받은 물량과 자체 계약으로 총 57억6700여만원의 물품을 17개 업체에 0.4~16%까지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Q사는 연합회에서 조합에 배정한 전선관 40억원을 뺀 순수한 폴리에틸렌관은 17억원에 불과하고 이 금액으로 배정 비율을 따져보면 20%이상을 배정받은 업체가 2개 이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한 업체에 20%이상, 3개업체에 30%이상을 배정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별성금 갹출과 유용 의혹에 대해 이사장은 “회원사들이 조합에 내는 수수료는 정상적으로 2%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연합회에서 조합에 배정하는 물량의 수수료 0.5%를 내고나면 조합운영비는 실제 1.5%다. 이 회비로는 조합운영이 어려워 조합활성화 기금을 조합총회에서 의결받아 1%를 더 받고 있다. 그 외에는 K사에서 배정액의 10%를 조합활성화 기금으로 받아 조합운영에 쓴적이 있다. 당시 업체가 스스로 기금을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사는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진천군청에서 발주한 공사금액 2000여만원의 이월 하수종합처리시설 공사를 조합이 계약한뒤 이사장이 배정을 조건으로 공사금액의 10%를 선입금시키라고 해 200만원을 조합으로 입금시켰다는 것. K사가 취재진에게 공개한 입금표에는 200만원이 조합통장으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배정에 관여해서는 안되는 이사장이 회원사로부터 돈을 받고 배정에 관여해온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K사 관계자는 “기업이 어려워 공사금액의 10%를 선입금해주고 배정을 받았다. 하지만 조합수수료 2%를 내고 조합활성화 자금이라고 1%를 더 내는데 이사장이 10%를 조합활성화 자금이라고 내라고 해 의문이 생겼다. 또한 이 활성화 자금은 사용처도 불분명한 것으로 안다. 요즘 기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기업이 스스로 활성화 자금을 내겠느냐. 더 큰 문제는 회원사들이 관공서를 찾아가 영업을 해야하는데 이사장은 오히려 공무원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만 하고 다녀 앞으로 영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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