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문화예술회관 건립예산 20억원이 시의회에서 삭감되자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문화예술단체 대표자 23명은 지난달 29일 유영화 시의장과의 면담을 통해 삭감에 대한 해명과 국비반납에 따른 향후 대책 등을 따져 물었다.

단체대표들은 국도비 삭감이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개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예산삭감의 소식을 듣고 속상했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듯이 1차 확보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계획변경 등의 능동적인 대처가 충분히 가능했다. 제천이 정서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의 건립은 오랜 숙원이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열망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갚고 흥분했다.

한편 시와 시의회는 다른 지역 문화예술회관을 둘러 본 후 당초계획인 180억원으로는 건립이 어렵고 400~500억원 규모는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 따라서 집행부는 2005년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의견을 시의회와의 간담회와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밝혔다. 시는 “자원관리센터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이 미완료된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많은 시비투자가 어렵다. 당초 계획된 180억원중 2004년도 확보예산 20억(국비 10억, 도비5억, 시비5억)은 명시이월하여 장기적인 대책마련의 초석으로 활용하자”라며 명시이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전액 삭감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된 셈이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예산은 당해연도에 지출해야 하지만 이유에 따라 명시이월도 가능하다. 국·도비는 한번 반납하면 다시 확보하기가 어렵다. 명시이월의 방법을 활용하면 될 것을 시의회가 성급하게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유의장은 “예산삭감에 대해 시의회도 잠못 이루며 고민했다. 지금 문화예술회관 건립하려면 빚내어서 해야 하는데 집행부의 확고한 의지도 없는 상태다. 어차피 2005년에 반납하기로 한 것을 지금 반납했다고 해서 의회가 무슨 잘못을 했나. 제대로 건립하자는 본래 취지를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유 의장은 범시민추진위를 구성해 준비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국도비 예산반납과 부지선정 등의 제반 여건을 종합해 볼 때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기까지는 향후 5~6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대해 문화계 모인사는 “어차피 400억원이상의 예산을 지자체가 조달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20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해 멍석을 깔아놓으면 추후에 정치적인 노력으로 추가 예산확보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당장 돈없어서 못한다는 소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어떤 일이 가능하겠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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