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북 한 자치단체에서 7년 근무한 A(7급)씨는 올해 6급 승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사고과를 잘 관리한 터라 올해 승진을 기대했던 A씨는 허탈감이 더 컸다. 공직 생활에 비전이 없다고 판단한 A씨는 사표를 던졌다.

 #2. 다른 자치단체에서 환경직 공무원으로 4년 동안 일한 B(8급)씨는 "공무원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사표를 냈다. 공직을 그만둔 B씨는 최근 커피전문점을 열어 새 삶을 살고 있다.     

도내 지자체 하위직 공무원들의 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지방직으로 일하다 국가직 시험을 치러 이동하거나 분야가 다른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잇따라 자리를 옮기고 있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자영업자의 길을 택한 공무원도 있다.

24일 도내 시·군에 따르면 올해 일신상의 이유로 의원면직한 공무원은 118명이다. 사표를 낸 공무원은 7·8·9급 하위직이 대부분이다.

청주 35명, 괴산 15명, 음성 14명, 충주 12명, 영동 8명, 진천.보은 7명, 옥천·단양 6명, 제천·증평 4명이 사표를 냈다. 

극심한 경쟁률을 뚫고 공직에 입문한 공무원들이 잇달아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공직사회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도내 시·군은 공무원 신규 채용이나 인력배치 등 인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 한 공무원은 "올해 공무원 채용인원이 늘었고, 예년보다 시험 경쟁률이 낮아 쉽게 공직에 들어온 8~9급 공무원들의 이직률이 높다"며 "감내하기 힘든 업무 스트레스와 치열한 승진 경쟁, 부당한 인사 등 경직된 조직문화가 공직을 그만두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간부 공무원은 "요즘 공무원 조직은 다른 직장과 마찬가지로 '워라밸(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이 최우선시된다"며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대우받는 신상필벌이 확실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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