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열린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충북 청주시와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지난달 8일 개막한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41일간 35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공예의 몽유도원'을 거닐었다.

◇문화제조창C 도시재생 모델 각광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문화제조창C 시대를 연 첫 행사란 점에서 더 주목을 끌었다.

1946년 가동해 근로자 3000여 명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은 2014년 폐쇄 이후 도심의 흉물로 방치됐다.

시는 이곳을 매입해 2011년부터 공예비엔날레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지난해 도시재생사업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해 같은 해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개관에 이어 올해 8월 연초제조창 본관동인 문화제조창까지 준공했다.

시는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와 동부창고를 아우르는 문화집적공간을 문화제조창C로 이름 붙여 공예비엔날레를 진행했다.

◇정통성·권위 회복과 글로벌 네트워크 돋보여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공예전시의 위상을 확인했다.

세계 35개국 1200여 작가가 2000여 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18개국 780여 작가가 참여했던 2017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시를 둘러본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엘리자베스 아그로 큐레이터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계의 베니스비엔날레"라고 했고, 아라리오갤러리 주연화 총괄디렉터는 "전시장 구성부터 작품 수준까지 비엔날레다운 저력이 느껴진다"고 극찬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문화제조창뿐만 아니라 국립청주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7개 전시공간과 정북동토성(사적 415호), 청주향교, 율량동 고가(古家), 옛 청주역사전시관 등 숨겨진 역사문화 공간들도 폭넓게 활용했다.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예공모전에는 46개국 787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층 국제화한 기획이 돋보였다.

한국과의 수교 60주년을 맞은 덴마크를 비롯해 헝가리, 중국, 아세안 10개국까지 4개의 초대국가관을 마련해 13개국의 공예를 한 눈에 조망했다.

◇도슨트 육성·운영 관람객 만족

 전문도슨트 12명, 시민도슨트 8명, 가족(청소년) 도슨트 20명을 선발해 체계적이고 전문화한 교육과정을 거쳐 비엔날레 기간 정규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이번 비엔날레는 목표한 대로 관람객 35만명을 넘어섰다.

추석 연휴 등 휴일만 행사 기간 절반에 달했던 2년 전과 달리 한글날(10월9일)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공휴일과 연휴도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큰 성과다.

전체 관람객 중 외지관람객이 15만명으로 2017년보다 4.3% 늘었고, 외국인 관람객 역시 전체 6%(2만1000여 명)로 2년 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지속가능한 공예도시 과제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띈다.

청주의 역사문화공간까지 비엔날레 영역을 확장한 시도는 좋았으나, 주전시장인 문화제조창과 야외전시장을 연결하는 투어버스 프로그램을 주말에만 운영해 주중 관람객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다.

행사 초반 주전시장은 문화제조창에서 동부창고로 이어지는 동선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속한 조치로 같은 민원 발생을 줄인 것은 다행이다.

문화제조창 1·2층의 민자유치 공간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로 3·4층에서 비엔날레를 진행하면서 입장객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시와 조직위는 비엔날레 이후 문화제조창을 시민에게 열린 전시공간이자 공예 창작과 교육·소비·유통·서비스 모두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시와 조직위 관계자는 "2021년 들어설 한국전통공예촌까지 합세해 공예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감성산업의 동력을 삼을 계획"이라며 "국내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도심 속 대규모 문화집적단지 문화제조창C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공예도시 청주'의 꿈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폐막식서 첫 황금플라타너스상 시상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폐막식은 오후 7시 문화제조창C 첨단문화산업단지 1층 영상관에서 진행한다.

조직위원장인 한범덕 청주시장을 비롯해 장선배 충북도의회의장과 하재성 청주시의회의장 등 시·도의원, 지역문화예술단체장, 파트너십 기업인, 시민,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폐막식에서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사상 첫 황금플라타너스상 시상식이 열린다.

본전시 참여작가를 대상으로 올해 제정했다. 수상자는 본상 4명과 특별상 4명 등 모두 8명이다.

최고의 영예인 골든플라타너스상은 심재천 작가의 '투각등'에 돌아갔다.

이어 실버플라타너스상은 나이지리아 옹고지 이제마 작가의 '싱크 티, 싱크 컵(Think tea, think cup) Ⅱ'가, 브론즈플라타너스상은 황보지영 작가의 '딜라이트 외 10점', 최정윤 작가의 '시간의 살'이 각각 차지했다.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골든 500만원, 실버와 브론즈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의 부상이 주어진다.

특별상에는 강홍석 작가의 '우리 모두의 것-낯선', 신종식 작가의 '시티 오브 에인절', 이가진 작가의 '풀루이디티(Fluidity)' 전수걸 작가의 '형상(짓다)'이 선정됐다.

한 시장은 "담배공장에서 문화제조창C로 거듭난 곳에서 치른 첫 비엔날레는 모두가 함께 즐긴 축제였고 동시에 공예의 역사와 현대적 의미를 확립하는 장이었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역할을 한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들, 깊은 관심과 성원을 해준 청주시민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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