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이승훈 청주시장 재직당시 이에스청원과 맺은 업무협약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청주 오창읍 후기리 소각장 건립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를 앞두고 시와 업체 간 업무협약을 무효로 만들 근거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후기리에 소각장 건립을 계획한 폐기물처리 업체 이에스지청원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협의기한을 오는 12월 2일까지 연장했다.

금강청이 업체에서 제출한 환경평가서를 '동의' 또는 '부동의' 할지는 이때까지 판가름 난다.

부동의하면 업체의 소송 미제기 전제로 후기리 소각장 건립 문제는 일단락된다.

반대로 소각장 건립이 가능한 동의가 나오면 업체는 이제 행정 인허가를 받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청주시는 이 행정 인허가 과정에서 제동을 걸기로 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과 건축 허가 신청을 불허해 터파기조차 못하게 만들 태세다.

주민 반대 여론을 감안한 시의 당연한 행정권 행사지만, 걸리는 문제는 시와 이에스지청원이 2015년 3월 맺은 '오창지역 환경개선 업무협약'이다.

이 협약은 '이에스지청원이 소각시설을 지역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시가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다른 곳은 오창산업단지 이외 지역을 뜻하고, 시의 협력 사항은 인허가 행정지원이다.

협약 내용만으로 국한하면 오창산업단지 이외 지역인 후기리로 소각시설을 이전하려는 업체는 협약을 이행했고, 반면 인허가를 불허하려는 시는 협약 위반이다.

이 같은 일이 현실화되면 업체는 여러 가지 소송을 제기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시가 다소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다행히 이 협약은 무효라는 정부 해석이 있다.

시의회 이영신 의원이 지난 9월 행정안전부 질의를 통해 '시의회 사전 의결 없는 업무협약서는 지방의회 의결권을 침해한 중대한 하자로 무효'라는 공식 답변을 얻었다.

협약 자체가 절차상 성립될 수 없는 흠결을 내포해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공신력 있는 해석이다.

하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 판단이 아니라서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시가 먼저 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만도 하지만, 전임 시장 시절 추진한 일을 깎아내리는 행태로 비칠 수 있어 선뜻 나서질 않는다.

한범덕 시장이 '업무협약 존재를 자연인이 아닌 청주시장 입장에서 대해야 한다'고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전국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와 관련 판결내용을 꼼꼼하게 살펴 근거로 확보해야 한다.

자칫 소송에서 패할 경우 소각장은 소각장대로 건립되고, 손해배상은 해줄 만큼 해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영신 의원은 "행안부 자문 결과도 있는 만큼 유사한 사례를 찾아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업체의 막대한 이윤 추구만 보장해준 한장짜리 협약서로 시는 물론 주민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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