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 "돈 주면 받는 상, 공신력도 없어 실속 없다" 평가 절하해
청주시의회 "지방자치 역량 강화 기여, 약자 편익증진 활동 인정 받아"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거버넌스지방정치대상 시상식에서 청주시의회 김은숙·최충진 시의원이 우수상을 수상했다(사진 청주시의회 제공).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거버넌스지방정치대상 시상식에서 청주시의회 김은숙·최충진 시의원이 우수상을 수상했다(사진 청주시의회 제공).

청주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이 최근 수상한 상들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수상배경을 아는 동료의원들 사이에선 '돈 주고 받는 상이다’, ‘실속이 없다’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청주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 소속 김은숙·최충진 시의원은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1회 거버넌스지방정치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해당 상은 (사)거버넌스센터가 주최로 주민생활 편의 증진, 행정혁신, 정치문화 혁신 등 5개 분야에서 성과를 보인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 시상한다는 것.

올해 처음 열린 이 시상식을 통해 전국 단체장 23명과 지방의원 39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일부 동료의원들 사이에선 공신력이 없음에도 이른바 ‘스펙’ 용도로 받아두는 상이란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일반적인 시상행사가 제3자의 공적 추천을 통해 수상여부를 결정하는데 반해 이번 상은 신청자인 자신이 활동내역 자료를 작성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타천이 아닌 자천으로 신청하고 서류심사만으로 시상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주관 단체가 청주시의회 시의원들에게 보낸 응모 독려 문자.
주관 단체가 청주시의회 시의원들에게 보낸 응모 독려 문자.

"응모 하려면 돈 내라고 해 거절"

A시의원은 “공식적인 기관도 아닌 그냥 사단법인에서 연락이 왔다. 응모를 하려면 돈을 내라고 하기도 했다”며 “매년 이와 비슷한 단체에서 이메일과 전화로 연락이 오고 있어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관 단체는 심사비 명목으로 응모를 희망하는 지방의원들에게 10~20만원의 돈을 받았다.

수상 인원도 대상은 각 분야별 1명씩으로 정했지만 최우수상과 우수상의 경우 수상 인원 제한이 없었다.

주관 단체로부터 응모 독려를 받았다는 B시의원은 “이메일과 전화로 연락을 받았다. 실속도 없고 공신력도 없어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단체도 많다”고 평가했다.

다선 의원인 C시의원은 “이 상을 초선의원들이 받았다면 ‘아직 잘 모르고 응모를 했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다선의원들은 이런 대회에 응모하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 나도 과거에 연락을 받았고 돈을 요구해 거절했다”라고 설명했다.

"의정생활 평가 받고 싶었을 뿐"

반면 수상자인 최충진 시의원은 “그동안 봉사활동도 많이 했고 주민들과의 소통에도 앞장섰다. 주민자치, 분권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했다”라며 “이번 기회에 그간의 의정생활을 평가받고 싶었다”라고 응모배경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비판에 대해 주관 단체 관계자는 “의원별로 개개인이 응모했고 소정의 심사비를 받았다심사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와 관련해 청주시의회는 보도 자료를 내고 “김은숙 시의원은 지방자치 역량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최충진 시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편익증진과 각종 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홍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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