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교총, 23일 음성군 교직원 화합한마당 체육대회 개최
폐지 VS 존치 의견 분분 투표까지…근소한 차이로 존치결정

충북음성군교원총연합회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제 19회 음성군 교직원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충북음성군교원총연합회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제 19회 음성군 교직원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수업결손’ 등을 이유로 수년전부터 비판 받아왔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평일 근무(수업)시간 체육대회’가 또다시 충북 음성에서 재현됐다.

그동안 교총 산하 기관 등 일부 교원단체는 평일 근무시간에 체육대회를 개최해 수업에 지장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었다.

지난 2014년 진천교총은 평일 수업시간을 빼고 대규모 친목체전을 벌이려다 논란이 일자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충북음성군교원총연합회(음성교총)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제 19회 음성군 교직원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수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당초 체육대회 시작 시간을 12시 30분에서 1시 30분으로, 개최 이틀 전 또다시 1시 30분에서 2시 30분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이번 체육대회는 수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학교내 교육과정 조정을 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여년 전부터 내려오는 배구대회 

19회째를 맞는 ‘음성군 교직원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는 음성군 교총이 주관하는 행사로 음성교총에서 매우 비중 있는 사업이다.

음성교총 장용 사무국장은 "19회라고 표기돼 있지만 30년도 더 된 행사로 알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해온 행사"라고 말했다. 

체육대회에는 음성에 소재한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직원 중 참가하길 희망하는 교직원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체육대회 종목은 배구와 탁구이며 23일에는 이미 예선을 통해 8강으로 선발된 팀의 교직원 150여명이 참석, 8강부터 경기를 진행했다. 

배구의 경우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 8개팀, 중·고등 8개팀 교직원들이 4개 학교(음성중, 한일중, 남신초, 수봉초)에서 8강, 4강, 준결승·결승전을 각각 치뤘다.

탁구는 5개 학교 여자 교직원들만 참석, 음성고등학교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2시 30분부터 대회 시작이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1시 30분쯤부터 경기장에 미리 와 배구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교사는 “미리 와서 몸 풀기도 하고 다른 학교 교사들과 인사도 나눌 겸 일찍 왔다”고 말했다.

 

교사들 체육대회 간 사이, 학교는 어떻게?

체육대회에 참석한 대부분 교사들은 조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경기의 경우 한 팀당 선수는 9명으로 한 학교에서 한 팀을 꾸렸다면 9명이 동시에 조퇴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 학교에서 10명가량 교사공백이 생긴 학교는 그 시간 어떻게 운영됐을까?

각 학교의 상황을 취재한 결과 대회 시작이 2시 30분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의 경우는 사실상 수업에 큰 지장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극초는 5교시까지만 수업을 진행, 6교시가 있는 고학년 담임교사는 겨울방학 전까지 1시간 수업을 더 보충하기로 했다.

초등학교에 비해 중·고등학교에서는 일부 교육과정의 조정이 이뤄졌다.

중·고등학교는 선수로 출전하는 교사와 참여하지 않은 교사가 서로 시간을 바꿔 수업을 진행했으며 일부 학교는 동아리활동 및 공연관람으로 교사의 역할이 적은 교육과정으로 운영했다.

또 창의적체험활동을 진행한 학교에서는 선수로 출전한 교사의 담당 동아리를 비슷한 성격의 동아리 담당 교사가 맡아 함께 관리했다.

 

“수업결손 아니지만 굳이 해야 하나?”

일부 교사들은 체육대회가 수업에 직접적인 지장을 준 것은 아니지만 굳이 평일 근무시간에 특정단체 주관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음성지역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A교사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근무시간에 꼭 이런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10명의 교직원이 한 번에 학교를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학교가 마비되는 것이다. 수업에 직접적인 결손은 없다지만 수업을 바꾸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다른 업무도 조금씩 미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토요일이나 퇴근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도 “1년에 한번정도는 모든 교사들이 모여 친목행사를 할 수도 있지만 모든 교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특정단체에서 주관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런 의견은 음성교총 내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9월초 음성교총은 음성지역 30여개 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체육대회 개최 여부, 개최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와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음성교총 장용 사무국장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5대 45정도 차이로 체육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또 개최일정도 평일로 근무시간 내에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회원들 의견에 따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이어 “대체로 초등회원들은 체육대회 개최 찬성 쪽이 많았고 중·고등은 폐지 쪽이 많았다. 하지만 교총 회원 구성원들의 70%가량이 초등 교사들이다 보니 찬성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체육대회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수업결손은 전혀 없었다. 수업은 다른 일정이 생기면 언제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일 년에 한번이고 교사들의 친목도모와 화합을 위해 체육대회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충북지부음성지회는 지난 6월 음성지역 초등교원 100명, 중등교원 51명을 대상으로 ‘특정단체인 교총이 주관하는 배구대회가 음성교육청 전체 행사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설문결과 초등 교원 100명 중 44명(45. 83%)은 ‘교총 회원 뿐 아니라 모든 교직원이 참여하므로 별문제 없다’고 답했고, 52명(54.17%)은 ‘선생님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배구대회의 순기능은 있으나 특정단체가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중등교원 51명 중 21명(44.68%)은 ‘별문제 없다’, 또 26명(55.32%)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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