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5년째를 맞은 청주공항. 하지만 개항초기에 맞부닥친 IMF로 가뜩이나 얼마되지 않던 국제노선이 폐지되면서 ‘이카루스’의 꿈을 접어야 했던 청주공항.
하지만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과 대중국 진출의 ‘하늘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점, 게다가 월드컵과 오는 9월부터 한달간 열리는 오송바이오엑스포 행사를 계기로 청주공항은 실로 오랜만에 침체국면을 벗어나 활짝 날개를 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경부선 철도와 고속전철 노선에서 상대적 소외를 맛보아온 충북은 육로대신 항공로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맞이하느냐에 따라 도약과 쇠퇴의 갈림길을 앞에 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KBS 청주방송총국 보도국이 한달여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청주공항, 특성화로 도약한다’는 보도특집-21일 지역네트워크 방영-을 통해 청주공항의 잠재력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들을 다각도로 조명, 관심을 끌었다.
충청리뷰는 취재역량을 집중한 KBS 청주방송총국 보도국의 노작(勞作) ‘청주공항...’의 내용을 지상에 릴레이 보도한다. 방송매체와 활자매체간의 보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시험적 시도라는 차원에서 이번에 릴레이(연계) 보도에 나선 충청리뷰는 앞으로도 지역방송의 가치있는 탐사보도를 발굴, 지상중계해 나갈 계획이다.
서서히 날개펴는 청주공항

청주공항은 전국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편리한 교통, 이에따른 물류비 절감, 그리고 중국진출의 전초기지 역할 수행 가능, 기상악화시 인천과 김포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공항으로서의 기능 확보 등 호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97년 개항초기 청주공항은 제주 부산 국내노선을 비롯, 괌 사이판 오사카 국제노선이 개설됐다가 곧바로 맞이한 IMF로 제주노선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한채 타 노선은 모두 폐지되는 처지로 떨어졌다. 98년 청주공항은 연 1852편의 항공기 운항에 이용객수 30만명 화물취급량 8767t의 ‘동네공항’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IMF 충격에서 벗어난 지난해 연 운항편수는 4138편으로 급증했고 이용객과 화물량도 60만 6000명과 2만t으로 비약했다. 올 4월말 현재 청주공항에 개설된 노선은 제주(1일 왕복 5회)를 비롯 중국 상하이(주 6회) 심양(주 2회)이 추가됐고 부정기 전세기의 경우 북경과 석가장 등 중국의 주요도시 하늘을 잇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 4월말 현재 청주공항 이용객수는 벌써 22만명을 넘었고 화물량도 6000t에 달한다.
그러나 청주공항이 이름에 걸맞는 국제공항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숱한 선결과제를 안고 있다.

소형기 운항 중심으로

우선 화물터미널 등 공항시설의 대폭적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청주공항은 비만 오면 노지에 쌓아둔 화물을 비닐막 하나로 달랑 가려야 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수출업체나 수송업체들이 외국으로부터 클레임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건교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은 올해 30억원을 들여 청주공항에 1500평방미터 규모의 화물터미널 신축에 들어가 내년 7-8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청주공항을 화물특화 공항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유력한 방안이다. 청주공항을 물류기지의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수출입 집배송 서비스(LTL)를 시작하고 국제특급우편도 유치할 필요가 있다.
민군 겸용공항이란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문제이며, 지난 5년간 충북도가 4600억원을 투입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공항 접근도로망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도 절실하다.
경부와 중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도로망 개설은 그런 점에서 검토돼야 한다. 청원군 옥산면 수락리-오창면 능소리간 8km 구간이 가장 유력한 노선이 될 수 있는데, 연결도로가 개설되면 경부고속도로-청주공항간 소요시간은 지금의 40분대에서 20분대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근거리 국제노선 적극 발굴해야

근거리 국제노선을 특화하는 것도 청주공항이 해결해 내야 할 과제다.
항공기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비행시간은 최소 40분. 청주-제주노선을 제외하고는 다른 국내 노선 개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제노선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근거리의 동남아, 즉 홍콩이나 대만, 싱가폴 러시아가 유력한 노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소형비행기 커뮤터 국내선 활성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270석 기준의 B 747급은 덩치가 크다. 그만큼 운항 코스트도 높아진다. 청주공항의 경우 제주뿐 아니라 상하이 심양노선 모두 B 747항공기가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여객 수요가 적고 항공시간이 짧은 국내노선의 경우 굳이 대형 기종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홍세길 한국공항공사 국제협력실장은 “B 747급의 5분의1 정도인 50석 규모의 초소형 커뮤터급 비행기라면 항공사의 경쟁력이 높아져 청주공항의 국내노선 추가 개설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항공사의 노선 개설 초기 적자를 지자체 예산으로 보전, 유인책을 활성화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대구시청 김연수 교통국장은 “지난해 지자체도 항공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되면서 대구시는 대구공항 활성화를 위해 취항 항공사에게 손익분기점을 도달할 때까지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특집을 취재한 KBS 권기현 기자는 “정부는 개항한 지 얼마 안된 인천공항을 동남아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예산과 정책적 지원에서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하지만 청주공항도 청주공항만이 갖고 있는 차별적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특화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임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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