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시군민체육대회가 사라지고 있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보은군, 옥천군, 괴산군, 음성군 4곳에서 군민체육대회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옥천군민체육대회가 폐지된다.

옥천군은 지난 12일 열린 군민체육대회를 내년부터 열지 않기로 했다. 이날 육상 등 9개 종목에 600여명의 군민이 참여한 옥천군민체육대회는 44회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옥천군은 고령화, 인구감소 등의 문제로 선수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옥천군민체육대회를 열지 않고 내년부터는 읍면단위차원의 체육행사로 진행할 계획이다.

옥천 청성면체육회 관계자는 “지역고령화로 인해 선수 자체가 부족하다”며 “면직원들이 면 대표로 경기에 출전하는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일부 면지역에서는 외부에서 선수를 초빙하는 사례도 있다. 올해 군민체육대회에서도 선수수급 문제로 배구, 족구가 경기종목에서 제외됐다. 자체체육행사를 여는 일부 읍면지역에서는 중복 행사를 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충북도내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양군은 20년 전 군민체육대회를 폐지하고 읍면별로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선수 수급이 어려워져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괴산군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군민체육대회는 돼지열병 확산방지를 위해 열지 않기로 했지만 해마다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각에서 폐지 또는 개선대책 마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괴산군 관계자는 “고령 인구로 인해 읍·면이 선수단을 구성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고려해 체육대회 개최 지속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군체육회 관계자도 “인구감소 등을 감안할 때 체육대회를 열기는 무리가 있다”며 “군이 지역특성을 살린 행사를 개최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충남은 보령시, 계룡시, 논산시, 부여군, 홍성군 등은 시·군민체육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당진시처럼 격년제로 체육대회를 여는 곳도 있다.

이처럼 시군체육대회가 점차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추세에 있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일부 농촌지역의 체육대회도 갈수록 심화하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농촌지역은 출산율 저하, 인구감소, 고령화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현실에서 당장 선수 구성도 안 되는 체육대회를 고집하기보다는 지역별로 특색있는 행사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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