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코디, “충북문화재단은 행정 편의주의” 반발
“문화기획자로 성장 주문하지만 일방적인 지시 많아”

지난해 열린 '2018전국생활문화축제' 모습(사진출처 전국생활문화축제 홈페이지)
지난해 열린 '2018전국생활문화축제' 모습(사진출처 전국생활문화축제 홈페이지)

 

충북문화재단(재단)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활성화지원사업(동아리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문화코디네이터(문화코디)들과 충북문화재단 관계자들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30명의 문화코디 중 4명이 연달아 재단 관계자들의 ‘일방적인 통보 방식’에 반발, ‘함께 할 수 없다’며 스스로 일을 그만뒀다.

문화코디들은 재단이 행정편의, 일방적인 통보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고 재단은 일시적인 의견차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목표로 8년째 운영

 

재단의 동아리 활성화 사업은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을 목표로 지난 2012년부터 재단과 강사, 동아리 회원, 문화코디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사업이다.

년 9억 원의 예산으로 재단은 강사비를 지원하고 아마추어 생활문화예술 동아리 회원들은 무료로 전문 강사들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충북도내 560여개 동아리를 대상으로 강사 파견비(1시간 5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30명의 문화코디들은 강사와 동아리 회원, 재단 사이에서 매개하는 활동을 한다. 구체적으로 동아리 모니터링(동아리 1곳당 모니터링 활동비 4만원)을 비롯해 매년 열리는 생활문화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재단이 배포한 ‘2019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활성화지원사업 자료집’에 따르면 문화코디는 도내 생활문화예술 동아리를 발굴하고 사업 참여를 유도하며 나아가 문화기획자로 활동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청주고인쇄박물관 및 청주한국공예관 일대에서 열리는 ‘2019 전국생활문화축제’에도 문화코디들이 참가하고 있다.

 

수직적인 관계, 소통 부재가 문제?

 

하지만 최근 문화코디들은 충북문화재단 관계자들과 문화코디들의 수직적인 관계, 소통 부재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문화기획자로써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지만 실제 재단이 문화코디를 대하는 자세는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수직적인 지시’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

A씨는 “이번에 열리는 전국 생활문화축제도 논의하고 기획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일은 없었다. 일방적인 통보형식이었다”며 “축제 개최를 3주 앞두고서야 전부 참여해야한다는 통보 형식의 말을 들었다. 문화코디가 주체적인 문화기획자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시일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씨는 “미리 논의를 통해 선정작업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갑자기 일을 하달하는 방식이었다”며 “재단에서는 문화코디네이터를 조력자 또는 동료라고 생각하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쯤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B씨도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재단은 이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을) 함께 활동하는 동료, 동아리 활동을 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원사업 자체만 바라본다”며 “몇 억짜리 사업에 몇 십 명의 코디, 몇 백 개 동아리, 5만 원 짜리 강사, 4만 원 짜리 코디, 그렇게 숫자, 성과로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꼬집었다.

이어 B씨는 “최근에는 아무런 상의 없이 동아리 모니터링을 하루에 두 곳만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재단은 동아리들이 어떤 의견이 있는지 문화코디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보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B씨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페이스북과 재단 홈페이지에 게재한 바 있다.

재단과 문화코디의 갈등으로 전국생활문화축제 무대에 서길 바랬지만 참여하지 못한 동아리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재단 측은 ‘일시적인 의견차이’ 또는 ‘혼란’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올해 들어 담당자도 바뀌고 홈페이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차가 있었던 것 같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아리 활성화 사업은 재단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동아리 강사와 재단, 문화코디가 협업해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전국생활문화축제에 많은 분들을 참여시키려고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다. 한 달 전부터 동아리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참여를 바란다는 홍보를 했었다. 문화코디에게 일방적인 업무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코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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