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문제, 조길형 시장 면담 거부 맹정섭 위원장 방문
민상기 총장 23일 의전원 수업 충주로 환원 입장 밝혀

23일 맹정섭 더불어민주당 충북 충주지역위원장이 위윈회를 방문한 민상기(오른쪽) 건국대 총장을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23일 맹정섭 더불어민주당 충북 충주지역위원장이 위윈회를 방문한 민상기(오른쪽) 건국대 총장을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건대 의전원) 문제를 둘러싸고 충주지역 정치권이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건대의전원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맹정섭 충주지역위원장이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맹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지방의료서비스의 충족을 위해 의전원 설립을 해준 것이지 서울 건국대병원의 발전과 재단의 사익을 위해 의전원을 허가해준 것이 아니다"며 의전원을 충주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시종 지사와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도 충북지역 의대 정원 확대와 충주 건국대 의전원 정원을 원상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도내 이슈로 확산되자 조길형 충주시장도 팔을 걷고 나서 19일 민상기 건국대 총장과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당일 오후 1시30분 건대 글로컬캠퍼스에서 면담약속에도 불구하고 민 총장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충주시는 조 시장과 민 총장의 면담에 대한 사전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 소속 조 시장과 면담을 거부한 민 총장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민 총장은 건대 의전원 수업과 실습 과정을 내년부터 충주캠퍼스에서 진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대학측 공문을 맹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대학측 공문에 따르면 "교육부 감사 보고를 고려해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의전원 설립 취지에 맞게 글로컬캠퍼스(충주)에서 수업과 실습이 모두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의전원을 6년제 의과대학으로 변경하는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또한 서울과 충주병원 통합 운영에 관해서는 학내외 자문을 거쳐 추가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건국대는 1996년 건국대 의료원(현 건국대 충주병원)을 설립하고 2005년 의과대학을 의전원으로 바꾼 뒤 수업을 서울캠퍼스에서 진행하고 충주병원은 수련의 실습 등에만 이용해 논란이 됐다.

한편 민 총장의 엇갈린 행보를 놓고 지역 여야 정치권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맹 위원장은 조 시장과 민 총장의 만남이 예정된 날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건국대 의전원 문제는 제 손안에 있습니다. 그간 편히 잠자고 있던 분들은 숟가락 드는 것을 자중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자유한국당측은 두 사람의 만남이 불발된 배경에 맹 위원장이 작용한 게 아니냐며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 총장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지역 정관가에서는 "대학 총장이라는 공적 신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저울질해 처신하는 졸렬한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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