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교육 필요한데…아직 갈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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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성교육 필요한데…아직 갈길 멀어
  • 최현주 기자
  • 승인 2019.09.1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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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 성교육 강화 밝혔지만 걸림돌 많아
“교과목 내 생활속 성교육 사실상 어렵다” 토로
교재·지도방법 부재, 시수확보·강사섭외 힘들어
청석고등학교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청석고등학교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학교 성교육 어떻게 진행되나?>

충북도교육청이 올 초부터 초··고등학생 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일선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교육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춘기 2차 성징부터 성관계, 생명의 소중함, 양성평등, 인권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성교육을 일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시수확보·외부강사 섭외 어려움 등으로 내용적인 면에서 부실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초··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교육 방식과 이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도교육청, 성교육 강화 필요성 절감

충북도교육청에서는 올 초 학생들의 올바른 성 가치관과 성의식, 성태도를 확립하고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학교구축 및 신뢰받는 교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성교육 기본운영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이는 교육부에서 발간한 성교육표준안을 근거로 한다. 지난해 스쿨미투 사건 이후 성교육 강화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교육 기본운영 계획에 따르면 초··고에서는 1년에 15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초등학생은 15시간 안에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3시간을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중·고등학생은 성매매 1시간, 성폭력 3시간이 의무화되어 있다.

또한 관련교과와 연계한 포괄적인 성교육 과정을 편성, 운영해야 한다. 기술·가정, 윤리, 사회 뿐 아니라 다양한 교과목 시간에 생활 속 성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초 처음으로 성교육을 진행할 외부강사들의 강사비 명목으로 학급당 3만원씩 책정, 22500만원의 예산을 배부하기도 했다.

 

학교마다 성교육 천차만별

각 초··고에서 진행되는 학생들의 성교육은 학교 내 보건교사의 여부, 담당교사의 의지, 학생 수 등 학교별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초등학생 성교육은 주로 담임교사 주도로 교과과정 내에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의 경우 의무시간 15시간 중 7~8시간은 담임교사가, 5~6시간은 보건교사가, 2~3시간은 외부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한다. 보건교사가 수업을 하는 학년은 5~6학년 고학년 위주다.

보건교사가 있는 중학교의 경우 중 1은 가정교사가, 2는 보건교사가, 3은 과학, 가정, 사회, 도덕교사 등이 담당한다. 이외에도 외부강사교육, 보건소식지, 가정통신문, 학교설명회 등을 통해 성교육은 진행된다.

고등학교도 다양한 교과 내에서 생활 속 성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기술·가정 담당교사가 9~10시간, 외부강사가 5~6시간을 담당한다.

외부강사가 담당하는 분야는 성폭력, 남녀 성관계 등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이다. 한 관계자는 요즘은 교사 말 한마디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노골적인 표현이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교사가 직접 하기 어렵다. 그런 분야는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해 맡긴다고 말했다.

 

생활속 성교육, ‘계획현실의 차이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이러한 계획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교사들은 교과목 안에서 생활 속 성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한다.

고등학교 교사인 A씨는 관련 교과의 어느 단원, 지도방법 등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없다. 양성평등, 인권, 성감수성 등 성교육 주제는 매우 폭넓고 다양하지만 시수확보도, 교재도, 지도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교사 개인에게만 맡긴다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상황이 더욱 안 좋다. 보건교사가 있으면 보건 수업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외부강사 섭외도 수월할텐데 일반 교사가 교과목 지도도 하면서 성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한다고 해도 교과서 안에 있는 내용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 지역 초··고등학교 480개교 중 보건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는 312개교(65%, 보건업무 보조교사 제외). 전체 학교에서 3분의 1가량은 보건교사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시수자체를 확보하기가 곤란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초··고에서는 성교육 뿐 아니라 안전교육, 장애인인식교육, 다문화이해교육, 학교폭력교육, 아동학대예방교육 등 10여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연간 100여 시간에 달한다.

한 관계자는 연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교육은 10여개가 넘고 100시간에 달한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우선적으로 입시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성교육에 할애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성교육은 정규교과가 아니기 때문에 시수확보가 안되어 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은 알고 있다. 교육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사실은 교과서와 시수가 확보돼야 한다. 이것이 한계라고 설명했다.

 

강사섭외가 너무 어려워

성교육 외부강사 섭외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성교육의 전문성을 위해 외부강사를 섭외하고 싶지만 강사 수 자체가 부족하고 강사비 또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진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학급별 소규모로 성교육을 실시하는데 그 많은 강사를 섭외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모 고등학교에서 성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는 "학급별로 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섭외가 안돼 올해는 학년별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2018년 하반기 기준 충북 초··고 학급은 8076개다. 이에 반해 충북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성교육 강사는 5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강사섭외를 의뢰하는 기관은 주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성문화센터), 충북여성인권상담소 늘봄, 사단법인 청주여성의전화, 청주YWCA 등이다.

양평원에 소속된 충북지역 강사는 60여명, 성문화센터는 20여명, 늘봄은 5, 여성의전화는 8명이다. 이 숫자 또한 한명의 강사가 여러 기관에 중복으로 등록돼 있어 실제 강사수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관에 소속된 강사 수 자체가 적고 이외 기관에 소속된 강사의 경우는 강의 질에 있어서 사실상 검증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한 관계자는 올해 강사대란이 일어났다. 지난 2, 3월 안에 강사를 섭외하지 못한 학교에서는 외부강사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강사비도 문제

현재 학교의 성교육 외부강사 강의료는 1시간당 3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평원 소속 강사가 학교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받는 강사료가 시간당 15만 원인 것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양평원에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B씨는 강사가 의욕만 가지고 3만원에 갈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냐교육의 질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외설적으로 성교육을 소비하고 질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강사들이 일부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은 이미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고 전문성이 없는 강사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기 어렵다. 아이들 인식은 저만큼 가고 있는데 강사는 두 걸음 후퇴해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학급당 3만원씩 예산을 주는 것은 지원의 개념이지 강사비를 시간당 3만원으로 책정하라는 것은 아니다. 학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사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교육청 내에서 연수 등을 통해 성교육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교사로 모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C씨는 앞으로 학교 성교육 방향에 대해 학교현장은 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실질적인 성교육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속에서 내용과 방향을 찾아가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시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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