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9월, 거지성자 '최귀동'과 33세 젊은 사제 '오웅진'의 만남

 

예수의꽃동네형제자매회 수도자들이 기념미사 전에 성가 공연을 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예수의꽃동네형제자매회 수도자들이 기념미사 전에 성가 공연을 하고 있다. (제공=음성타임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76년 9월 12일 당시 33세의 젊은 사제였던 저는 저녁노을에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나 그 분의 삶을 보고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말씀을 깨달습니다"

"저는 지난날의 삶을 통해, 주님 안에서 살면 '나의 삶은 즐겁다, 나의 고통은 즐겁고, 나의 죽음은 영광이다'라는 믿음을 얻었습니다" 

1976년 음성군 무극다리 움막촌, 최귀동 할아버지와 무극성당 오웅진 주임신부. (제공=꽃동네)
1976년 음성군 무극다리 움막촌, 최귀동 할아버지와 무극성당 오웅진 주임신부. (제공=꽃동네)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제공=음성타임즈)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꽃동네 설립 43주년 및 가평꽃동네 설립 3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9일 경기도 가평군 하면에 위치한 가평꽃동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의 꽃동네 후원자 및 신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메웠다. 전날까지 전국을 휩쓸었던 태풍 ‘링링’의 기세도 꺾인 듯, 행사 당일에는 화창한 날씨가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또 이번 행사에는 김영우 국회의원, 송기욱 가평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 강현도 가평군 부군수 등 지역 정관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평꽃동네는 지난 1983년 익명의 부부가 ‘꽃동네에 땅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후 꽃동네는 지난 1989년 7월 17일 첫 수도자들을 파견해 인근의 의지할 곳 없는 분들을 모시며 살아갔다. 3년 후 노숙인 요양원인 ‘사랑의 집’이 준공됐다.

이듬해 ‘정신요양원’과 ‘노인요양원’이 준공됐고, 1995년에는 장애인요양원과 준종합병원인 ‘노체 리안드리 병원’이 마련됐다. 또한 지난 2012년에는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소규모 시설인 ‘은총의 집’이 준공됐다.

당시 꽃동네 오웅진 신부는 “우리 사회에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으며 의지할 곳 조차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이 일은 우리가 하기 싫어도, 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 이 분들을 구원하는 일이 곧 하느님의 소명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현재 가평꽃동네에는 노숙인, 정신장애인, 지체장애인, 지적장애인 등 1,200여 명과 약 300여 명의 직원들 및 예수의꽃동네형제자매회 수도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신자들과 꽃동네 후원회원들. (제공=음성타임즈)
기념행사에 참석한 신자들과 꽃동네 후원회원들. (제공=음성타임즈)
꽃동네인곡자애병원 신상현 원장수사의 기념미사 중 영성체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꽃동네인곡자애병원 신상현 원장수사의 기념미사 중 영성체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기념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사제들. (제공=음성타임즈)
기념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사제들. (제공=음성타임즈)

이날 기념미사 강론에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살아온 꽃동네의 삶을 통해 사랑의 원리를 깨달았다”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고, 지금까지 살아 왔다”며 “꽃동네는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도 그렇게 살 것”이라며 간구했다.

생명문화의 박인주 상임고문은 "꽃동네는 생명에 대한 사랑의 정신을 실천해 왔고, 이제 지구촌으로 이를 퍼져 나가게 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 작은 '사랑의 기적'들이 꽃동네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꽃동네는 미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우간다, 인도, 아이티, 로마, 캐나다, 인도네시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자메이카, 파나마 등 전 세계 16개국에 24개의 공동체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에 2명의 수도자를 처음으로 파견했다.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에 따르면 현지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꽃동네 진출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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