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대한민국 독서대전’ 첫 강연자 최재붕 교수
“무조건 인터넷, 게임 안 된다”는 인식 바꿔야
코딩은 기능, 기술 아닌 삶을 디자인하는 언어
사람에 대한 생각, 배려, 생각하는 힘 길러야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가 세계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류의 문명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본적이 없는 새로운 현상이 생겼다고 해서, 또 일부 부정적인 결과가 있다고 해서 이들을 무조건 거부하고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포노족 문명에 동참하고 함께 새로운 문명을 열기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30일 ‘2019 대한민국 독서대전’ 첫 강연자로 나선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디지털 문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개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포노 사피엔스란 스마트폰을 뜻하는 라틴어 ‘포노’와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를 조합한 용어로 스마트폰을 생활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신인류를 일컫는다. 포노 사피엔스는 2015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처음 명명했다.

최 교수는 30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 강연에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이미 우리 삶에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그 중심엔 스마트폰이 있고 전세계는 이미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과 사람들이 문명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TV 대신 유튜브를 보고, 백화점에 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하고,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은행 업무를 보는 시대가 됐다”며 “스마트폰 등장으로 권력의 이동이 변화했다”고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 되기 위해 방송국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는 일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권력이 방송국이 아니라 시민, 소비자라고 설명했다.

또 포노 사피엔스가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유튜브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었고 이미 전 세계 시장의 30%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업의 표준도 포노 사피엔스”라며 “알리바바 같은 아시아 기업도 스마트폰을 든 인류가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이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규제에만 치중한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쓰는 우버가 국내에선 불법이고, 포노 사피엔스가 대두된 시대에 국내 대졸자의 40%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이제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거부하지 말고 나부터 배우고 바뀌어야 한다. 디지털 혁신의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 등장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변화를 설명하며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공교육에서 코딩교육은 기술과목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코딩은 단순한 기능이나 기술이 아니다. 코딩은 인류와 사회를 디자인하는 언어임에도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서 코딩은 기술과목으로 치부된다.

그는 “코딩을 사회과목에 편입시켜 실생활과 연결된 교육을 해야 한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부분부터 알려주고 배워야 한다. 또 학교 환경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고 아이들에게 단순지식 암기교육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인터넷이나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하고 암기위주 교육을 하는 것은 미래사회에서 도태되는 길”이라며 “미래사회 핵심인 ‘킬러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생각, 배려와 공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교수 강연에는 300여명이 참석,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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