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례대표 1·2순위 여성에게 배정
민주당충북도지부는 남성에게 1순위, 여성계 강력 반발 그동안 여성계의 관심을 모았던 광역의원 비례대표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1순위에 강우신 한나라당충북도지부 여성위원장(56), 2순위 조계숙 21세기여성정치연합 충북지부장(61), 3순위에 손갑민 청원군의회 의원(54)을 확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 16일 열렸던 충북도지부의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정위원회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1, 2 순위에 여성을 배정한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이같은 결정은 그동안 든든한 경제력과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남성 위주로 비례대표 후보를 결정하던 관행에서 벗어난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살림을 꼼꼼히 챙기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도 일단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민주당도지부, 여성 1순위 ‘반대’

그러나 민주당충북도지부는 같은 날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이두영 도지부 상무위원(63)을 1순위, 최미애 흥덕구지구당 여성특위위원장(50)을 2순위, 홍을순 상당구지구당 여성부장(47)을 3순위로 결정했다. 투표에 앞서 여성을 1순위로 배정할 것인가에 대해 표결한 결과 상무위원 26명은 찬성 12표, 반대 13표, 기권 1표를 던져 자유경선제를 실시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충북도지부는 결과적으로 1순위인 이두영씨에게 12표를 주고 2, 3, 4순위에 모두 여성을 배정, 여성들에게 총 13표를 주었다. 하지만 현재 1순위 외에는 당선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도내 여성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자민련충북도지부는 지난 22일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1순위에 이성원 자민련 충북도지부 후원회장(63)을, 2순위에 정윤숙 충북여성경제인 협회장(46)을 결정했다. 그런가하면 민주노동당충북도지부도 지난 14일 여성인 이현숙 충북자활후견기관협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을 비례대표 1순위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충북도지부는 여성단체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여성의 역할과 정치참여 확대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당선가능한 1, 2순위에 여성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들은 최종적으로 남은 여성 4명과 남성 2명 등 6명의 후보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도내 여성계 인사들은 한나라당의 결정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민주당도지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공천에서도 우수수 떨어진 여성들

남정현 충북여성민우회 부대표는 “훌륭한 여성정치인을 많이 배출한 민주당에서 4년전에 이어 이번에도 실망을 시켰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 여러 차례 요구를 해왔는데 여성에게 1, 2위를 준 한나라당에 비해 실망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희 청주여성의 전화 회장도 “4년후에도 여성들이 지금과 똑같은 소리를 할 것인가 걱정된다”고 전제하고 “민주당도지부의 결정이 중앙에 올라가 뒤집히길 기대한다. 여성은 당에 들어가 헌신해도 소모품 밖에 안되는 현실을 이번에도 입증했다”고 분개했다.
한편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충북여성민우회, 청주여성의 전화, 청주YWCA 등 도내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결정을 보고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서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자 했던 도내 여성들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모두 탈락되었다. 이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으로 여성의 정치진출 보장을 위한 원칙없는 경선제도가 가지고 온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출직 공천과 경선과정에서 정당법에 명시된 30% 여성할당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므로 광역의회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반드시 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내 여성위원회와 여성 국회의원들은 오래전부터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줄 것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중앙에서는 이런 여론이 식지 않아 지역 여성계 인사들은 중앙에서 순위가 뒤바뀌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열릴 민주당 중앙 당무위원회에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 질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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