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위탁거부 밝혔지만 청주시 4개월째 묵묵부답
“전시관 제 기능 위해선 청주시 직영체제로 가야”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전경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전경

청주문화원이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이하 전시관) 위탁운영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청주시가 이와 관련 4개월 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전시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시관 위탁운영기관이었던 청주문화원은 지난 4월 관리상 어려움을 이유로 전시관 운영 반납의사를 청주시에 밝혔었다.

박상일 원장은 “계약상으로는 올 12월 말까지 위탁운영 기간이지만 관리상 어려움이 있어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4월 청주시에 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 12월까지 청주문화원이 위탁계약기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고민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

청주시 한 관계자는 “금년 말까지는 위탁기간이다. 현재 전시관의 관리주체는 문화원이다. 전시관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는 검토 중에 있다. 청주시가 직영으로 운영할지 아니면 문화원 이외의 다른 기관에 위탁을 맡길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전시관 내부가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전시관 내부문제로 사표를 낸 학예실장과 2월 사직한 설비기사 자리가 수개월째 공백상태임에도 인력충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사실상 전시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

청주백제유물전시관 내부 비디오 작동은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 내부 비디오 작동은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유물없이 빈 전시관이 공개돼 있다.
유물없이 빈 전시관이 공개돼 있다.

취재 결과 전시관 내부 비디오 작동은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표시가 붙어져 있었고 전시장 내부 3~4곳은 유물이 없이 빈공간이었다. 또 전시관 측은 하루 방문객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안에 보일러를 정비하고 10월에는 난방을 가동해야 함에도 설비기사 부재로 난방 또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시관의 한 관계자는 “청주시에 인력충원을 요구했지만 알아서 뽑으라는 답변을 받았다. 황당하다”며 “문화원이 이미 위탁거부 의사를 밝혔고 12월까지 한다고 해도 위탁기간이 4개월 밖에 안남은 상태에서 4개월짜리 자리에 누가 오려고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방학기간이라 아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시관 운영은 파행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일 원장은 청주문화원 위탁운영 거부 의사에 대한 청주시의 회신을 임기가 끝나는 이번 달 말까지는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문화계에서는 전시관 운영과 관련 박물관 특성에 맞게 청주시가 직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백제유물전시관이 박물관 고유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재구성해야 한다. 공무원 수와 보직 문제로 전시관을 계속해서 위탁운영 체제로 간다면 제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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