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충북도민회, 못 말리는 '두 지붕 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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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충북도민회, 못 말리는 '두 지붕 두 가족'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9.08.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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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수·이필우 이어 김정구 회장도 사퇴 압박에 버티기
9개 시군 향우회장 서정진 회장 충북도민회 재가동 움직임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충북도민회중앙회 상임고문단 간담회(앞줄 가운데 김정구 회장)=중부매일 사진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충북도민회중앙회 상임고문단 간담회(앞줄 가운데 김정구 회장)=중부매일 사진

충청도(충북·대전·세종·충남) 출신 재경 출향인들의 친목단체인 충청향우회 전 대표가 사기 혐의로 청주에서 구속됐다. 지난 15일 청주지법은 청주 출신인  김영수(75·전 충청향후회 총재)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4명에게 "종중 소유의 땅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속여 총 9억8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이들에게 피소된 김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다가 지난 13일 체포됐고 이틀만에 구속된 것. 김씨는 피소당하기 직전인 지난 3월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워 총재직을 사퇴했다. 김씨는 JCI 중앙회 수석부회장, 청주 ㈜진로백화점 사장을 지낸 뒤 현재 ㈜대길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씨가 지난해 2월 총재로 취임한 뒤 자신의 직분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 아닌 지 의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설립 취지를 벗어난 재경 향우회의 운영 행태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광수 전 회장의 18년 장기집권(?)으로 내홍을 겪었던 충북협회 사태는 1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임 회장 사퇴이후 바톤을 받은 고 이필우 회장도 독선적 운영으로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이 회장이 작고한 뒤 후계체제로 등장한 김정구 회장 또한 시군 향우회장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결국 충북협회는 이름뿐이고 2개로 쪼개진 충북도민회가 각각 회장을 내세워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취재진은 충북협회의 사실상 분리 과정과 양측의 주장을 정리해봤다.

시군 회장 지지 못받는 도민회장

2006년 임광토건 임광수 회장이 18년간 맡았던 충북협회 회장직을 내려놨다. 사실상 등떠밀리 듯 사퇴했고 이어 등장한 인물이 영동 출신 재력가 고 이필우 회장이다. 하지만 독선적인 운영으로 취임이후 충북협회 신년교례회와 총회조차 제대로 열지 못했다. 하지만 밀어부치기식으로 연임을 계속했고 결국 법적분쟁이 벌어져 지난 2014년 대법원이 ‘3선 연임 무효’ 확정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회장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해 뻔한(?) 대의원 회의를 통해 또다시 4번째 회장에 당선됐다. 보다 못한 다수의 시·군향우회장단은 2014년 12월 별도의 친목단체인 ‘충북도민회’(이하 도민회)를 출범시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도민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됐고 이시종 지사를 비롯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충북도의 암묵적 승인(?)을 받아 1948년 출범한‘충북협회’를 마감하고 새 깃발을 올린 셈이다. 이에 맞대응해 이필우 회장은 충북협회를 충북도민회 중앙회로 이름을 바꾸고 장학회와 함께 산하기구로 편입했다.

충북도민회 집행부 Q씨는 "도민회를 결성했지만 물적 기반은 고스란히 충북협회에 남겨진 상황이었다. 또한 새 단체를 결성하면 이필우 회장이 타협하고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게 그렇치 않았다. 도민회가 출범됐지만 지금까지 총회도 없이 통합을 모색해온 셈이다. 고집을 꺾지 않던 이 회장이 4월에 작고하면서 통합의 전기가 마련됐다 싶었는데 김정구 수석부회장이 승계를 명분으로 다시 걸림돌이 됐다. 김정구씨는 7~8년전 부회장 재직시 변호사법 위반 협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사실상 임원 자격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광수 18년, 이필우 12년 장기집권 후유증

2014년 재경 괴산 군민회장이었던 김정구 수석부회장은 8대 이필우 회장 작고 이후 이사회를 소집해 회장직을 승계했다. 당초 규정에는 회장, 부회장, 감사는 대의원 회의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3년전 이 회장 재임시 대의원 선출제를 이사회 선출로 회칙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사회 인원이 80명에 달해 과거 향우회장단의 회장 선출 영향력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10개 시군 향우회장단은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김씨의 회장직 승계는 절차부터 잘못됐다. 시·군민회장단 전체가 참여하는 대의원 회의를 거치지 않고 끼리끼리 이사회를 열어 도민회장에 선출됐다. 10여년 이상 도민회가 양분되고 파행을 겪게 만든 장본인인 김씨는 회장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군 향우회장단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무효소송을 예고했지만 도민회중앙회측은 "절차에 따라 3년전에 회칙을 개정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선출했다. 뒤늦게 반대 성명을 낸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특히 김정구 회장은 내부 반발을 수습하지도 않은 채 지난 7월 서울에서 집행부 간담회와 원로간담회를 잇따라 가졌다. 도내 11개 시군 향우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단양군민회장만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김 회장은 광역단체별 지부 결성 등 전국 조직화 작업을 올해 안에 마치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도민회 중심세력인 시군 회장을 끌어안지 못한 상태에서 전국 조직으로 확대하겠다는 나무도 심지 않은 채 숲 조성을 얘기하는 셈이었다.  또한 김 회장이 임명한 상임고문단과 특위위원장, 명예회장단, 이사 등은 대체로 '흘러간 옛노래' 같은 원로인사들이었다. 상임고문단은 임광수 회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 등 7명이었다. 원로위원회 위원장에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 명예회장에 신용식 전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중앙회장을 임명했다.

김정구 회장은 비대위의 퇴진요구에 대해 "지난 이사회에서 나를 지지한 향우회장들이 왜 갑자기 반대성명을 냈는 지 알 수가 없다. 과거 회장선출 때마다 반대해온 일부 향우회장이 주동이 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애초 회장 추대시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만 맡겠다고 했지만 이런 부당한 음해를 받고나니 그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받긴 했지만 도민회 일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도민회 건물 임대수입이 한해 6천만원으로 직원 2명 인건비 주고나면 없다. 힘들게 운영하는 도민회에서 봉사는 뒷전이고 회장직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의 도민회와 통합에 대해서는 "서 회장과 직접 연락을 하는 사이인데, 애초 충북협회의 내부사정을 모르고 추대제안을 받았다고 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일이라 자기는 회장직에 더이상 관심이 없다고 했다. 출범이후 활동도 없는 상황인데 통합이란 말이 적합치 않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충북인의 밤' 행사를 열고 충북도민회 회장직 추대를 수락했다
2014년 12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충북인의 밤' 행사를 열고 충북도민회 회장직 추대를 수락했다

재경도민회 고질적 갈등, 무용론 대두

지난 2016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두 단체는 별도의 사조직 지지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충북도민회 간부회원들이 주축이 된 '글로벌반기문협의체'가 결성됐고 이에 질세라 충청향후회 주요 회원들이 '나라사랑국민총연합회'를 구성했다. 결국 출향인사들의 친목모임이 집행부 일부 인사들의 입김에 따라 정치 사조직에 동원된 셈이다. 2015년 괴산유기농엑스포 행사때는 
충청향우회 중앙회, 충북협회(회장 이필우)를 비롯해 충북도민회(회장 서정진) 등 3개 출향단체를 초청했다. 이 회장은 충북도민회를 함께 초청했다는 이유로 유기농엑스포 광화문 홍보행사를 앞두고 회원들에게 불참을 독려하는 휴대폰 문자를 보내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충북도민회 비상대책위 인한준 사무총장(충주시향우회장)은 "지난 5월 김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이 없는 상태다. 2개의 도민회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총회를 미뤄왔는데 김정구씨가 독불장군식 행보를 계속한다면 9월말 총회를 열고 충북협회 통합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특히 김정구씨는 충북협회나 도민회 운영과 관련 수입지출 등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충북협회가 소유한 건물 임대수입이 얼마인지 어떻게 쓰이는 지 알 수 가 없다. 철저한 외부감사를 통해 배임·횡령 의혹에 대한 진실을 가려야 한다. 도민회 결성후 5년동안 기다려왔는데 김정구씨가 똑같이 장기집권 행태를 보이는 한 더 이상 인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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