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면 사무소내 친일파 공덕비 80년째 존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괴산군이 74회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을 의미를 되새기며 최근 군청건물외벽에 게시한 대형 현수막의 글귀다.(사진출처:괴산SNS홍보단)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괴산군이 74회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을 의미를 되새기며 최근 군청건물외벽에 게시한 대형 현수막의 글귀다.(사진출처:괴산SNS홍보단)
괴산군 문광면 사무소에 존치돼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송재욱 전 문광면장의 기념비. 송재욱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독립운동가 장일환 선생의 손주 장기영씨가 비석을 바라보고 있다.
괴산군 문광면 사무소에 존치돼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송재욱 전 문광면장의 기념비. 송재욱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독립운동가 장일환 선생의 손주 장기영씨가 비석을 바라보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괴산군이 74회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을 의미를 되새기며 최근 군청건물외벽에 게시한 대형 현수막의 글귀다.

이 현수막에는 홍범식, 권동진, 손병희, 이상설, 신채호 선생등 괴산과 충북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게시했다.

군은 이 외에도 SNS를 통해 ‘괴산愛(애) 나라愛(애)운동’ 홍보 이벤트를 게시하는 등 광복절을 기념하기에 분주하다.

또 600명의 공무원에게 차량용 태극기 스티커를 배부해 괴산군 전역이 태극기 물결로 휘날릴 수 있도록 광복절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솎아내야 할 친일의 잔재는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어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다.

올 1월 본보의 보도로 존재가 알려진 친일반민족행위자 송재욱의 공덕비는 8개월째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송재욱은 1919년 3월 30일 헌병보조원으로 있으면서 미원면 만세운동에 참여한 장일환 선생에게 발포하는 등 2명을 숨지게 한 공로로 문광면장이 된 자다. 1949년 반민특위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고 2009년 대통령직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도에도 그의 범죄사실이 기록돼 있다.

송재욱의 공덕비에 (‘甲申(갑신)’이란 글자가 새겨진 것으로 봤을 때 비석은 1944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친일 반민족 행적에도 불구하고 80년 가까이 문광면 사무소에 버젓이 보전된 것이다.

송재욱에게 희생된 독립운동가 장일환 선생의 후손 장기영 광복회 충북도지부장은 송재욱의 공덕비에 단죄문이 세워지길 바라고 있다. 장 지부장은 “송재욱의 비가 철거되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비석을 그대로 두고 그의 행적을 자세히 기록해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군 문광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누가라고 밝힐수는 없지만 비석을 원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현수막을 내건 괴산군청. 하지만 정작 역사로 남겨야 할 친일의 잔재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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