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출신인 이병천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 생활비를 축소 지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교수는 그동안 ‘복제견 학대’ ‘자녀 논문 공동저자 등재' ‘조카 부정입학 개입’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S는 28일 이 교수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는 외국인 유학생 A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이 교수로부터 학비 전액 면제와 매달 생활비 150만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유학길에 올랐다. 직장까지 그만두고 한국행을 선택했으나 결과적으로 A씨가 받은 돈은 매달 6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생활비가 아닌 연구 참여에 따른 인건비 명목이었다.

A씨는 “너무 놀랐다. 60만원으로 서울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왜냐고 물어보니) 이 교수는 석사과정은 다 그렇게 주는 거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학교에서 돈이 들어왔는데 (이 교수가) 그 돈을 다 찾아서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까지 했다”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교수와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KBS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한 외국인 유학생은 A씨 뿐만이 아니라고 했다. 최근 4년 동안 이 교수 연구실에서 일하다가 학업을 중단하고 떠난 외국인 유학생은 확인된 것만 모두 4명이다. 이 중 2명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2명은 다른 교수 연구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2019학년도 전기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 입시에서 아들의 지도교수 신청을 받고 입학 고사 문제를 직접 내려 했으나, 수의대 내부 문제 제기로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아들은 올해 3월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수의대 관계자는 "수의대 대학원 입학시험은 응시자가 신청한 지도교수가 직접 출제하게 돼 있는데, 이 교수 아들이 지도교수로 자신의 아버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문제 제기로 결국 지도교수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수의대 내부에서 나온 폭로에 이 교수는 "아들이 대학원 원서를 제출한 직후 제척 신청을 해 입시 관련 모든 사항에서 배제됐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이 교수는 2012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 올려 서울대로부터 '부정 있음' 판정을 받고 교육부에 보고되기도 했다. 서울대는 또 이 교수가 아들에게 연구비 350여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대학원 석사에게 통상 월 150∼160만원 수준의 인건비를 지급한다"며 "해당 액수는 대부분의 대학원생에게 지급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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